"야전숙소서 현장지휘하겠다"..이라크 신도시 정유 플랜트 등 추가수주 논의 이뤄질 듯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이라크 바그다드에 야전(野戰) 숙소를 마련했다. 김 회장은 야전숙소와 한국을 수시로 오가며 최근 수주한 신도시 프로젝트는 물론 추가 재건 사업 확보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26일 "최근 김 회장이 한화건설 관계자에게 바그다드 신도시 프로젝트 사업 현황 점검을 위한 야전숙소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은 신도시 건설지역과 바그다드 사이에 있는 호텔에 거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김회장이 야전숙소마련을 지시했지만 현지 치안불안 등을 고려할 때 위험이 따른다고 보고 현장과 가까운 지역 호텔에 거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임원진과 함께 이라크 바그다드로 떠나는 김 회장은 야전숙소에 머물며 추가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이라크 지역에서 가스전, 유전개발, 정유 플랜트 발주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번 출국 일정에 각 계열사가 총 동원됐다. 신도시 프로젝트에 이은 후속작업으로 주로 액화천연가스(LNG), 정유, 담수화 플랜트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 보고와 협의 등이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측이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를 먼저 제안해왔다"며 "향후 (이곳에서) 현황 보고 및 사업 회의 등이 상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 수주한 신도시 프로젝트 초창기부터 누리카밀 알 말리키 총리를 비롯한 이라크 정부측 관료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김 회장의 이라크 방문이 향후 더 빈번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후속 사업은 주로 플랜트 사업 분야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신도시 프로젝트가 이라크 재건을 위해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라면 플랜트 사업 수주는 '나무'를 심는 성격인 셈이다.
한화는 "관련 사업 규모는 적게는 수억달러에서 많게는 수십억달러에 이르고 분야도 다양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현지 정부와의 협력이 관건인만큼 김 회장의 네트워크와 의지없이는 사실상 추진이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 김 회장은 신도시 프로젝트의 규모, 국가적 이익, 상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 회의를 주관하는 등 프로젝트가 최종 수주될 때까지 직접 진두지휘했다.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이 일었을 때 태평양건설(現 한화건설)에서 해외사업 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경험을 십분 발휘했다는 평가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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