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해 군내 자살자가 100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수다. 군당국은 자살자의 예방에 대한 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작년 군내 자살자는 육군 75명, 해군 16명, 공군 6명 등 97명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벌써 26명(육군 19명, 해군 3명, 공군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도별 군내 자살자는 2010년 82명, 2009년 81명, 2008년 75명, 2007년 80명, 2006년 77명 등이다. 특히 국방부는 작년 자살자 중 계급별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등병과 일병이 전체 6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010년 기준으로 군내에서 10만 명당 자살자는 12.6명으로 20~29세의 일반 사회 성인남자 10만 명당 자살자 25.7명에 비해 낮은 것"이라면서 "군내 자살은 경제양극화 등 사회 현상과 장병 개인성향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군은 1987년 군내 구타 및 가혹행위 근절지침 시달과 1994년 군 사고예방규정 제정, 2005년 병영문화혁신 추진, 2009년 자살예방종합시스템 구축, 2010년 군내 언어폭력 근절대책, 올해 병영문화개선 대책 등을 내놓았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국군생명의 전화'의 상담전화도 개설했다. 국방부는 국군생명의 전화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일선 부대에도 병사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병영생활 상담관을 올해 148명으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까지 357명으로 늘려 최소한 연대급 부대에 1명씩은 배치할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더불어 자살사고 예방을 위해 자살징후 식별→자살 우려자 관리→현역복무심사(처리) 등 3단계 대책을 마련하고 지휘관이 현역복무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사단의 현역복무 부적합조사위원회와 군사령부의 병역심사관리대에서 현역복무 부적합 최종 판정을 내리고 보충역과 제2국민역, 면제 등의 조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국방부와 각 군은 수년째 병영 부조리 개선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병영 내에서 선임병의 일방적인 지시와 폭언을 비롯한 '왕따' 등의 부조리를 완전히 뿌리 뽑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병사 85%가량이 대학을 다니다가 입대하는 등 자율 성향이 강하다"면서 "이런 병사들에게 선임병의 막무가내식 통제와 압박이 통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각종 교육과 훈련시간에 생명존중 인식을 확산하도록 일선 부대에 지침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폭언과 욕설, 병영 부조리 근절, 병영생활 행동강령 생활화 등을 통해 군내 자살자가 세자릿수를 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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