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매장 앞에 고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가장 앞에는 계속 불만을 제기하는 까다로운 손님이 서 있었다. 직원들이 이 고객을 달래는 동안 시간이 지체되며 결국 다른 고객들은 모두 흩어져 버렸다. 매장에 남은 고객은 가장 까다로운 고객 1명뿐이었다. 매장 측은 1명을 만족시키려다 다수의 고객과 잠재적 이윤을 잃은 셈이다.
고객 만족은 중요한 화두지만 고객 만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필요는 없다. 한 제약회사는 타 경쟁사의 절반인 60회 투약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했다. 그러나 고객들은 신약의 용기가 작고 양이 적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120회 투약이 필요한 병을 60회만으로 치료하게 한 획기적인 개발이었으나 이 회사는 이 같은 강점을 홍보하는 대신 타 경쟁사와 동일한 120회 신약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많은 투자를 해 획기적 개발을 이뤄냈으나 고객 만족을 위해 경쟁사와 동일한 제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파레토 법칙 20대 80은 여기서도 적용된다. 베스트바이의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앤더슨은 자사의 고객을 천사고객과 악마고객으로 분류했다. 이윤을 가져다주는 천사고객 80%에는 획기적인 혜택 등을 제공했고 반면 악마고객들에는 판촉활동을 중단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했다.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한 점포는 일반 점포에 비해 매출이 2배나 올랐다. 이로 인해 베스트바이는 고객이 항상 옳지 않음을 깨닫게 됐다. 베스트바이는 자사에 해를 끼치는 고객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객 만족은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고객 만족을 위해 더 중요한 목표를 희생할 필요는 없다.
도움말: 현대경제연구원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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