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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잃어버린 11년' 교훈 잊었나?…'재벌 죽이기' 바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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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와 매출격차 6배 벌어져…SK 맡은 뒤 도약, 그 이유 살펴봐야

하이닉스 '잃어버린 11년' 교훈 잊었나?…'재벌 죽이기' 바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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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12조9530억원대 8조9025억원. 지난 2000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반도체가 올린 매출 규모다.

11년이 지난 지난해 양사의 매출은 각각 36조9870억원, 10조3960억원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2000년 4조505억원에서 2011년 26조5910억원으로 6배 이상이다. 지난 11년동안 삼성전자 매출이 3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하이닉스는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재계는 큰 차이가 없던 양사의 매출격차가 크게 벌어진 배경으로 한국식 오너경영을 꼽는다.

삼성전자가 오너인 이건희 회장의 주도하에 경영 고삐를 죄 고속 성장을 해 온 반면 하이닉스는 채권단 공동경영 등 주인없는 경영을 한 것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지난 1992년 삼성전자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뒤 그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 회장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과감한 결단력과 뚝심으로 오히려 더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반면 2001년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계열 분리된 현대반도체는 자금 문제를 겪고 채권단 공동 관리 체제에 들어서면서 주인없는 회사가 됐다. 더 큰 문제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매번 미뤄야 했다는 점이다.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10여년이 넘게 제자리만 맴돌았다. 오너가 없다 보니 미래를 그리지 못한 결과였다. 조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사업에서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하이닉스는 올해 새 주인을 맞은 이후 분기 기준 흑자전환하는 등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SK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SK하이닉스는 오너인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오너가 없던 시절 보이지 않던 미래가 이제는 손에 잡힐듯 그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격차가 벌어진 것은 오너경영 여부와 직결됐다 할 수 있다"며 "하이닉스가 SK를 새주인으로 맞은 뒤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재도약을 꿈꾸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한국식 오너경영의 성과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같은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998년 국내 자동차 업계 시장 점유율은 현대 43%, 기아차 21.4%, 대우차 26.2%, 삼성차 5.3%, 쌍용차 4%로 대우는 기아를 넘어서 시장 2위를 차지했고 막 출범한 삼성차도 5.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IMF 여파로 인한 그룹사 구조조정이 이뤄지며 이 같은 구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오너가 있는 현대차의 경우 40%대의 시장점유율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 반면 주인을 잃고 외국계로 팔려나간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11년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현대가 47%, 기아 34%, 한국지엠(구 대우차) 9%, 르노삼성차 7%, 쌍용차 3%로 집계된다. 현대기아차가 합병전 시장 점유율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 가운데 대우차는 10% 미만으로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었다.


반도체 업계와 마찬가지로 오너경영체제를 유지한 현대차, 현대차로 인수된 기아차는 그룹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로 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다. 품질경영으로 대변되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뚝심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주인을 잃은 대우차와 쌍용차는 투자는 커녕 현상유지조차 쉽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와 대우, 쌍용차 등의 격차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사에 오너가 미친 역할은 절대적이다.


효율과 성과 대신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를 준비하는 오너들의 뚝심이 전자, 자동차 산업에서 세계적인 회사를 만들수 있었던 기반이 된 것이다. 글로벌 시장서도 오너가 경영을 이끄는 가족지배기업들의 고용창출 능력, 매출액신장률 등이 비가족지배기업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 업체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가족지배 기업의 경영성과는 창업주 세대일때 가장 좋고, 승계 이후 설립자 가문이 계속 경영 활동을 해야 성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지배기업의 경우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고용창출은 2배, 연구개발 투자는 2.4배 높다. 기업이 오너 일가에 의해 지배되는 사실을 오너 리스크로 지목하며 경영 성과를 평가 절하하는 국내 인식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전경련 관계자는 "오너가 있는 가족지배기업들은 장기적 안목에서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위기상황에서의 구심점이 되는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특히 오너 일가가 갖고 있는 풍부한 인맥은 회사 차원에서 장기적이면서 협력적인 거래관계를 구축할 수 있어 경영활동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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