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향한 눈을 갖고 싶구나/마음에 대고 듣는 귀,/마음을 열고 고이는 소리를 갖고 싶구나/그러나 마음은 자기에게로 걸어오는 눈을 용서하지 않는다//(......)파도 위에도 돋는 귀를/돋아서 한번은 크게 응답하는 귀를/한 바다를 건너는 소리를/건넜다 다시 와/마음을 안고 고이는 소리를 갖고 싶구나
이시영의 '나의 노래' 중에서
■ 마음은 인생 최대의 문제이다. 내 마음을 네가 갖고 있지도 않고 분명히 내 육신과 함께 하는 것이지만 나는 그게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가끔 내게로 다가와 내것인 것처럼 굴다가도 어느새 낯선 것이 되어 저기서 나를 보고 있다. 내 몸보다 착하지도 않고 내 몸보다 덜 착하지도 않다. 그런데 그게 문제이다. 왜 마음은 '나'와 같지 않은가. 몸과 마음은 왜 따로 노는가. 나는 몸에 있는가, 마음에 있는가. 하나도 분명한 게 없으면서 우린 '마음'을 제 것으로 여기며 산다. 눈으로, 마음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마음은 자기에게로 걸어오는 눈을 용서하지 않는다. 나에게도 내 마음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런데 시인은 그 마음에게 가는 길을 감관에서 찾아내는 듯 하다. 돌멩이를 바라보는 눈, 파도소리를 듣는 귀, 그것이 일으키는 마음. 무엇인가 살짝 붙들리는 듯 하다가, 다시 놓친다. 마음아, 진짜 거기에 있느냐.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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