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별 하반기 투자기상도 ⑤ | 대신증권 조윤남 리서치센터장
“긴장과 불안의 증폭과정이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상반기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반기에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확산과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등 찬 기운이 내내 감돌았다. 한데 하반기 들어서는 점차 누그러질 것이란 게 조 센터장의 관측이다. 그는 그리스의 연합정부 구성과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을 근거로 들며, 유럽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 센터장은 “유로존은 성장협약에 한발 더 다가서 있으며, 확장적인 정책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유럽중앙은행도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한편 위기가 재발하지 않기 위한 방어막도 더 공고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도감은 유럽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중국 경기 반등 또한 기대되는 시점이다. 조 센터장은 “중국 소비부양책 효과로 6월 이후 소비관련 지표의 반등이 예상되며, 금리인하와 정부의 투자대책 효과에 따라 투자 역시 3/4분기 중 반등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하반기는 유럽에 이어 중국의 성장까지 기대되면서 투자심리 개선이 이뤄질 시기인 셈이다.
물론 우려도 있다. 하반기 경기 우려의 주범은 상반기 경기를 지지해온 미국이다. 미국은 올해 각종 부양정책이 종료되는 소위 재정 절벽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은 미미한 실정이라는 게 조 센터장의 지적이다. 조 센터장은 “부양정책을 더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채한도를 높여야 하는데, 대선을 앞두고 이를 위한 의회승인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한편 의회 승인을 얻어내도 부채증가에 따라 신용평가회사들이 미국 재정상황에 대한 우려를 더 높여 신용등급 하향 경고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성장과 부채관리는 동시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미국이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시장은 불확실성을 다시 반영할 여지가 크다는 게 조 센터장의 판단이다. 특히 4/4분기로 진입되는 시점에는 해당 문제들이 쟁점화 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조 센터장은 “미국은 새로운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하고, 여기에 관련된 재정정책을 더함으로써 이를 해결하려 할 것”이라면서 “우선적으로 우리가 확인할 문제는 연방준비은행이 새로운 유동성 확장정책을 도입할 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만일 유동성을 푸는 방법으로 주택담보채권(MBS)을 사는 정책을 도입할 경우, 미국의 주택경기 회복 기대가 살아날 것이기 때문에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조 센터장은 하반기 코스피 지수는 ‘상반기의 재현(데칼코마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3분기 상승, 4분기 하락을 통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는 “세계 경제의 3개축의 경기 방향이 서로 엇갈리는 모습이 상반기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경기와 정책의 힘겨루기, 즉 우려감과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교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코스피 변동을 지배하는 경기순환 업종은 미국(주로 IT, 자동차)뿐 아니라 유럽(주로 산업재, 금융), 그리고 중국(소재)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면서 “상승이든 하락이든 추세를 잡기 어려운 환경이 하반기에도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코노믹 리뷰 박지현 j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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