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미디어 유정원대표
모바일 앱 개발사 인사이트 미디어가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쯤에는 미국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3월에는 벤처캐피탈사(VC)인 KTB 네트워크와 알바트로스 인베스트먼트로 부터 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인사이트 미디어의 유정원 대표를 만나 글로벌 진출과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국내 앱스토어 1호 주인공의 스토리를 들어봤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인사이트 미디어 사무실에서 만난 유정원 대표는 최근 일본에서의 e북(e-book) 시장 진출을 위해 여러 번 일본에 다녀왔단다. 2009년, 국내에서 e북을 시작했다가 앱스토어 시장이 작아 클로벌 유틸리티로 전환했었다. 올해 다시 e북 시장에 뛰어들었고, 일본 진출을 가시화 한 것이다.
“e북은 우리가 가장 하고 싶어 했던 일이고, 지난 3년간 해왔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자신 있는 분야입니다.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 앱스토어 시장 중에서 2위인 나라이자, 우리나라와 비교해 2배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죠. 게임 앱이 가장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나라들과 달리 e북과 유틸리티가 60%이상을 차지한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겼다. 왜 일본에서만 유독 e북이나 유틸리티 앱이 인기일까.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일본만의 문화적인 요소 때문일 것이라는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일본의 경우,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이동하면서 쓰는 단말기는 다른 사람들이 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게임 보다는 e북과 같은 형태의 앱을 선호하죠. 흔히들 말하는 ‘마니아’처럼 전문성을 갖추고 빠져서 하는 일은 각자 혼자 있을 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임의 경우에도 PC로 하지 스마트폰으로 오랫동안 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일본은 전체 경제 인구의 10%가 현재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북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이는 스마트 폰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의 잠재적인 숫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일본쪽 e북의 콘텐츠 질을 살펴보면 이번 진출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우리는 현지에서 좋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와 협업을 하면 훨씬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죠. 콘텐츠가 훌륭하다면 돈을 지불하는 것에 익숙한 일본 문화 또한 매출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하죠.”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이지만, 유 대표는 고민이 있다. 일본 현지에서 일할 수 있는 사내 전담 인력이 필요한데 적합한 사람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 그는 지사장 자리로 최소한 재일교포이면서 일본에서의 업무 경력이 있는 인재를 물색중이다.
“지사 설립을 하면서 마무리로 최근 일본에 다녀왔는데 이 상태로는 약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직원들끼리 다니면서 시쳇말로 개고생 좀 했습니다. 기본적인 구비서류도 제대로 준비 못해서 시행착오를 겪다가 현지를 잘 아는 분의 도움으로 일이 잘 풀리는 것을 보고 현지 인력의 필요성을 절감했죠.”
회사는 지난 6개월 동안 여러 일본 업체랑 미팅을 해왔고, 마침내 협력 업체를 만나 e북과 관련해 2개의 프로젝트를 준비중에 있다. 제품을 런칭 하는데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그동안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더 앞선 미래도 내다봤다. 유 대표는 일본 사업이 안정화되면, 미국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도 한번 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앱스토어 시장으로서 미국은 활발하고 좋은 인재가 많다. 일본과 달리 디자인 개발자도 무궁무진하다는 매력이 있기 때문에 유 대표는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협업 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인사이트 미디어는 벤처캐피탈로부터 2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에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 중에서 일본에 5억원 정도 투자하고, 나머지는 신규 인력 충원 등 기업 운영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스마트카 관련된 작업도 이미 진행중이다. 이는 미국 ‘포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데, 판도라 라디오 서비스를 통해 음악이 나오고 비슷한 연관 음악도 나온다. 이와 관련, 유 대표는 “올해 3/4분기에는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앱 계발에 대한 계획도 있고 진행중인 사항이 많지만, 개발자 인력이 없다는 게 요즘 유 대표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다들 대기업으로 가죠. 개발자의 능력에 따라 회사가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는데 개발자를 찾는 게 여의치 않아 걱정입니다. 인도나 중국에 개발 기지를 만들까 혹은 개발자 많은 회사랑 합병을 할까까지 진지하게 고민할 만큼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런 조건에서도 인사이트 미디어의 올해 매출은 40억, 모든 게 계획대로 이뤄지면 70억까지 예상하고 있다. 2007년, 유 대표는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혼자 회사를 설립했다. 지금은 30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초기 자본의 딱 100배인 50억~70억원 대의 회사로 일궈냈다. 그 비결이 궁금했다.
“사업을 하면서 착해졌어요. 워낙 많은 일들을 거치니 인성까지도 다듬어지더라고요. 예전에는 까칠하고 직설적인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나름 주위를 둘러보고 배려를 하게 됐죠. 사실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스트레스가 100배 늘었지만, 보람 역시 100배로 커졌다는 게 이 사업의 매력이죠.”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는 유 대표는 실제로 좋아하는 일에 전념하면 성공할 확률이 커지는 것이고, 잘 버티다 보면 기회는 온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 대표는 올해 계획에 대해 “하반기 내에 쇼셜 서비스를 런칭할 것”이라며 “연말쯤엔 우리의 글로벌 앱이 2000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에 유틸리티 유저들의 동적인 활동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를들어 지금은 앱을 통해 음악만 듣는다면, 향후에는 사용자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앱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커뮤니티를 만들면 앱을 자주 사용하게 될 것이고, 이 커뮤니티가 비즈니스적인 기회도 제공할 것입니다.”
이코노믹 리뷰 이효정 기자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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