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스위스의 상품중개업체 글렌코어와 광산업체 엑스트라타의 합병계획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합병 조건에 불만을 품은 일부주주들이 조건변경을 요구하면서 합병안 거부의향을 내보이고 글렌코어는 합병을 철회하겠다며 벼랑끝 전술을 펴고 있는 형국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카타르 국부펀드가 주도하는 불만을 품은 주주들이 더 많은 프리미엄을 달라는 요구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엑스트라타 합병을 그만둘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엑스트라타 지분 약 11%를 보유한 2대 주주인 카타르국부펀드는 엑스트라타 1주당 글렌코어 2.8주(총 260억 달러)를 주는 현재의 합병조건을 지지할 수 없으며 이보다 16% 높은 3.25 대 1주의 제안만이 “합병의 혜택을 더 적절히 배분하는 방법”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홀딩스는 그렇지 않을 경우 합병무산도 감수할 수 있다는 의사도 시사해왔다.
카타르홀딩스와 글렌코어는 이날 양측 자문은행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동을 가졌으나 의견차만 확인했다.
단독으로도 합병안을 거부할 수 있는 카타르홀딩스는 다른 주주와 연대할 경우 합병안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
의결정족수의 약 5.5%를 지배하고 있는 스탠다드라이프,피델러티,슈로더스,노지스뱅크 인베스트먼트, 나이트 빈크 등 5대 투자자들 더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엑스트라타 주주는 다음달 12일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회사측은 이를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렌코어는 3.25대 1의 비율은 엑스트라타를 과대 평가하는 것이라고 보고 합병을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반 글라센버그 글렌코어 최고경영자(CEO)는 2008년 초 글렌코어가 보유한 엑스트라타 지분 34%를 브라질의 광산회사 발레에 매각하려다 조건이 맞지 않자 이를 중단한 예가 있다.
두 회사를 잘 아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글렌코어는 추후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기업인수위원회 규정은 현재 합병안이 무산하면 1년내 새로운 제안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
글렌코어의 합병 가치평가에 대한 벼랑끝 전술은 엑스트라타가 합병과 연계된 잔류보너스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고 고위 임원들을 위한 수백만 파운드의 잔류보너스패키지에 대한 새로운 조건을 제안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엑스트라타는 당초 믹 데이비스 CEO가 합병후에도 계속 CEO를 맡도록 하기 위해 실적과 상관없이 3년간 2900만 파운드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을 비롯해 73명의 고위 임원에게 총 1억7300만 파운의 잔류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을 합병조건으로 달았다.
엑스트라타는 주주 반발이 심하자 잔류보너스를 현금이 아니라 전부 주식으로 지급하되 합병회사가 비용을 당초 추정치 연간 5억 달러 이상을 절감할 경우 주는 것으로 조건을 변경했다. 글렌코어도 이 수정조건을 수용했다.
주주들은 이를 환영하면서도 이사회 의장인 존 본드 경이 투자자들을 위해 한 게 없다고 비난했다.상위 25대 투자자는 “그는 경영진에 맞서거나 균형을 잡는 세력으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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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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