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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닮고 싶은 남자들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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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닮고 싶은 남자들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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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은 늘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웃을 때 경쾌하게 올라가는 입꼬리와 망설임 없이 휘어지는 두 눈, 훌쩍 자라버린 키는 철들지 않은 장난스러운 소년의 그것이었다. 런웨이를 활보하던 모델이 TV 속으로 불쑥 들어왔음에도 낯설지 않았던 건 아마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김영광은 MBC <트리플>에서 강상희(김희)가 운영하는 2번 창고의 쾌활하고 엉뚱한 아르바이트생 재욱이었고, KBS <아가씨를 부탁해>에서는 뭐든 아는 척, 똑똑한 척을 하지만 사실은 허당인 귀여운 집사 정우성이었다. 괴물이 되어버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KBS <드라마 스페셜-화이트 크리스마스>에서도 그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숨기기 위해 일부러 더욱 난폭하게 구는 고등학생 조영재를 연기했다. 몸만 어른이 됐을 뿐 미처 마음까지는 자라지 못한 남자들은 그렇게 자주 김영광의 얼굴을 빌려 나타났다. “다들 저를 소년으로 보는 경향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요. 잡지 화보를 찍을 때도 소년스럽게 밝게 웃고, 싱그러운 느낌을 많이 줬으니까요. 그런데 이제 저도 나이를 먹고 연기를 계속 하다보니까 좀 더 남자답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지난 5월 종영한 KBS <사랑비>는 그에겐 일종의 시험대였다. 한층 다부져진 몸과 낮게 깔리는 차분한 목소리, 사랑하지만 결국 함께 할 수 없었던 하나(윤아)를 바라보는 태성의 눈빛은 이전까지 김영광이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물론 작품 속에서의 성장 역시 노력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었다. “제가 가진 미성이 콤플렉스가 되거나 연기에 방해가 될지 전혀 몰랐는데 시청자 분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좀 굵직한 느낌을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았어요. 원래 톤을 바꾸는 작업에는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으니까, 그냥 목소리를 까는 연습을 하거나 평소에도 천천히 이야기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했어요.” 마약 탐문 수사를 위해 런웨이에 잠입한 차형사(강지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차형사>에서도 그는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었다. 잘 나가는 모델은 아니지만 런웨이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도 크고, 명예보다 양심을 택하는 한승우는 전반적으로 과장된 코미디 속에서 중심을 잘 잡고 있는 인물이다. 이렇듯 배우로서 점점 성숙해져가고 있는 김영광이 닮고 싶은 남자들의 영화를 추천했다. 어쩌면, 여기에서 그의 미래를 엿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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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닮고 싶은 남자들의 영화

1.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1994년 | 로버트 저메키스

“이 영화는 통틀어서 백 번 정도 본 것 같아요. 처음 보게 된 건 중학교 때였어요.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는 말이 나오는데, 학교 책상에 엎드려서 보고 있다가 ‘아,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번쩍 들더라고요. 맞는 말이잖아요. 그리고 포레스트 검프가 약간 모자란 사람으로 나오는데 그에게 일어나는 행운들이 굉장히 즐거워 보여서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이걸 보고 톰 행크스라는 배우를 좋아하게 됐어요.”


아이큐가 75인 남자, 포레스트 검프의 인생에는 예상치 못한 행운이 가득하다. 그는 뛰어난 달리기 실력 덕분에 미식축구로 대학에 입학하기도 하고, 군대에서는 동료들을 구해 명예훈장을 받았으며, 탁구에도 소질을 보여 중국과의 외교에서 성과를 올린다. 그러나 그의 삶에 다가오는 행운들보다 빛나는 건, 사랑하는 여자 제니를 위해 모든 걸 바치는 검프의 모습 그 자체다. 특히 제니를 떠나보낸 그가 첫 등교하는 아들 포레스트를 바라보는 마지막 장면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울림을 준다.

김영광│닮고 싶은 남자들의 영화

2. <트로이> (Troy)
2004년 | 볼프강 페터젠

“브래드 피트의 남성적인 느낌이 멋있는 영화예요. 아킬레스가 싸움도 엄청 잘 하고, 혼자 다른 나라의 벽 앞에 가서 막 소리도 지르고 그러잖아요. 개인적으로 <스내치>에서 집시로 등장하는 브래드 피트도 좋아하지만, <트로이>에서의 정정당당하고 굉장히 남성미 넘치는 모습에 더 끌리더라고요. 저도 그런 남자가 돼봤으면 좋겠어요. 몸을 좀 키워서 이런 영화를 찍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만큼 테스토스테론의 향기가 진하게 묻어나는 영화도 드물 것이다.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올랜도 블룸)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다이앤 크루거)는 트로이로 사랑의 도피를 벌이고, 이에 분노한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는 자신의 형인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에게 복수를 부탁한다. 그리스의 전사 아킬레스로 등장하는 브래드 피트뿐 아니라 파리스의 형이자 영웅인 헥토르로 분한 에릭 바나의 남성미는 신화에 강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김영광│닮고 싶은 남자들의 영화

3. <맨 온 더 문> (Man On The Moon)
1999년 | 밀로스 포먼

“실존 인물인 앤디 카우프만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예요. 여기서 짐 캐리가 정말 바보처럼 연기를 하거든요. 목소리도 되게 많이 바꿔요. ‘왁왁왁’ 이런 소리를 냈다가 다시 ‘호우호우; 이러기도 하고. 그걸 보면서 짐 캐리는 참 엄청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미디도 잘 하는데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연기도 잘 하고, <이터널 선샤인> 같은 멜로도 제대로 소화해내니까요. 짐 캐리처럼 될 수 있다면 진짜 좋을 것 같아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은 이 작품에도 딱 들어맞는다. 매일 방 안에서 혼자 코미디를 연습하던 아이 앤디는 어른이 된 후 TV 시트콤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는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코미디로 그는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부모와 친구들에게 자신의 폐암 소식을 전하지만 쇼라고 생각할 뿐 누구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이 영화로 짐 캐리는 제 57회 골든글로브에서 뮤지컬코미디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영광│닮고 싶은 남자들의 영화

4. <아이언맨> (Iron Man)
2008년 | 존 파브로

“<어벤져스>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히어로 물에서는 아이언맨이 최고인 것 같아요. ‘그냥 난 다 모르겠다, 난 아이언맨이다. 너네는 뭔데?’ 이런 식의 콘셉트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원래는 토르나 헐크처럼 몸으로 싸우는 게 더 멋있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이언맨>을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이건 완전 사기캐릭터잖아요. 그걸 잘 살려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첫 히어로 물로 <어벤져스>를 만난 관객이라면 궁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이언맨은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그토록 완벽할 수 있을까. 그리고 도대체 그 수트는 어떻게 갖게 된 것일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세계 최강의 무기업체 CEO이자 섹시한 매력을 타고난 토니 스타크는 자신이 직접 개발한 수트를 입고 슈퍼 히어로가 된다.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남자의 모습은 그 자체로 수많은 남성들의 로망이 될 법하다.


김영광│닮고 싶은 남자들의 영화

5.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Vicky Cristina Barcelona)
2009년 | 우디 알렌

“사실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인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가 훨씬 더 마음에 들어요. 이건 그야말로 바르셀로나 그 자체 같은 작품이거든요. 하비에르 바르뎀이 처음 등장할 때 검은색 바지와 빨간색 실크 셔츠를 입고 있는데, 왠지 바르셀로나에 가면 그런 사람들이 진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하비에르 바르뎀을 보면서 저도 우리나라에서 섹스심벌 같은 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드는 이맘때 보기에 딱 좋은 영화다. 비키(레베카 홀)와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는 바르셀로나로 휴가를 떠나고, 매력적인 화가 후안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와 그의 전처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를 만난다. 그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엉키는 사랑의 화살표는 바르셀로나의 나른한 무드와 어우러져 한결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성보다 사랑에 대한 본능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작품이지만, 결국은 현실로 돌아가게끔 만드는 우디 알렌의 시니컬한 유머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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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닮고 싶은 남자들의 영화

배우로 데뷔한 지 약 4년 만에 김영광은 첫 영화를 만났고, 이제는 “다른 일을 하러 갈 때도 영화 찍으러 가고 싶”다고 종종 생각할 정도로 그에 대한 열망은 커져버렸다. 그만큼 배우로서의 자신에 대한 고민 역시 점점 커져가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제가 어떤 연기를 어떻게 보여드려야할지가 굉장히 고민돼요. 작품을 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얘가 이번에는 이런 부분이 많이 늘었구나, 이런 건 얘한테 없었던 건데 생겼구나’ 하는 걸 많이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요. 아직까진 저만의 매력을 찾지 못한 것 같은데, 빨리 찾아서 제 연기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할 것 같아요. 모니터를 해보면 연기가 어색하진 않은데 밋밋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좀 더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고민해야 할 것 같고요.” 이 성장통이 지나갈 때쯤이면 그는 또 얼마나 더 몰라보게 자라있을까. 김영광의 내일을 오래도록 지켜보고 싶어진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10 아시아 사진. 채기원 t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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