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영시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과 함께 근원물가 인플레이션 동향에도 유의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 김정태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등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지속성'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CPI Inflation)의 지속성은 매우 낮은 반면 근원물가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의 지속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지속성이란 충격이 발생한 후 인플레이션이 이전 수준 또는 장기균형 수준으로 복귀하는 기간을 말한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은 인플레이션을 물가안정목표 수준으로 수렴시키고자 하는 통화정책 비용(cost of disinflation)과 정책시계(time horizon)와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김태정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 지표는 0.0으로 지속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반면 근원물가 인플레이션은 0.6 정도로 지속성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근원물가 인플레이션의 경우 충격 발생 후 충격의 4분의 1이하로 인플레이션이 축소되는데 3분기 정도가 걸리지만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은 충격이 1분기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근원물가지수의 지속성이 소비자물가보다 큰 것은 근원물가지수 구성시 변동성이 크고 일시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라로 설명했다.
또 "지난해 전년 동기대비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것은 지속성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전년 동기대비라는 지표자체의 속성과 농산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충격이 연이어 발생한데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소비자물가지수의 세부항목별로 지속성을 살펴보면 농축산물과 석유류의 지속성은 낮은 반면 개인서비스는 자체 인플레이션 지속성이 높다"며 "이와 함께 개인서비스는 가격에 대한 충격 발생시 다른 항목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우리나라 인플레이션 지속성의 특징이 신흥 시장국보다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지속성 계수는 국가별 또는 물가지수별로 차이가 크지만 일반적으로 선진국이 신흥 시장국에 비해 지속성이 낮으며 대부분의 나라에서 근원물가의 지속성이 소비자물가의 지속성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근원물가 인플레이션이 통상적으로 해당 경제에 내재된 물가상승 압력을 나타내는 지표이고 지속성 역시 높다"며 "이런 이유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운영할 때 물가안정목표 대상지표인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과 함께 근원물가 인플레이션 동향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이 같더라도 농축산물과 석유류, 개인서비스 등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세부항목에 따라 지속성이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물가지수의 세부항목별 동향에 대해서도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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