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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때문에...’ 바지락 폐사, 모내기할 물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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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최대 가뭄 충남, 식수제한까지, 충북도 모내기 못 할 지경…정부 대책마련 긍긍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바지락이 없다. 캐보면 모두 죽어 있어 아예 캘 생각을 안 한다”.(충남 태안군 파도리 김준수씨)


충남이 10년 만에 최대 가뭄으로 농작물은 물론 수산물의 씨가 말랐다.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법산 어촌계 등 태안군의 6개 어촌계가 바지락 폐사나 생육부진으로 채취를 멈췄다.

김씨는 “바지락, 굴, 홍합, 담치 등이 살이 찌지 않고 크기가 작아 상품가치가 떨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태안 바지락어장은 해마다 이맘 때부터 바지락의 살이 통통하게 올라 1kg에 110~120개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1kg에 135개 이상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작아졌다. 태안군은 지난 4~5월에 비가 10mm쯤 한차례 내렸을 뿐 50여일 가까이 비가 오지 않았다.


◆식수 제한한 곳도 등장=먹는 물까지 제한급수하는 곳도 나왔다. 서산시 운산면 고산리와 신창리 등 지역주민 500여명은 농업용수는 물론 먹는 물마저 메말라 물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산리는 가뭄으로 마을상수도 집수관정이 말라 이 마을에선 24시간마다 내려가는 물을 잠그는 등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또 신창리 주민들도 지형특성상 지하수개발을 할 수 없어 가뭄 때마다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해는 유독 심한 가뭄으로 불편은 더 커졌다.


특히 개심사의 경우 최근 아라메길 개통 뒤 탐방객이 늘면서 공중화장실에서 쓰는 물마저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물 부족으로 위기를 겪는 충남의 경우 11일 현재 강수량은 197.1㎜로 지난해(313㎜)보다 115.9㎜, 평년(309.5㎜)보다 112.4㎜ 적게 내렸다.


충남도내 931개 저수지 중 71곳은 이미 말랐고 저수율 ▲30% 이하로 바닥을 드러낸 곳은 308곳 ▲31∼50% 333곳 ▲50% 이상 219곳 등을 기록,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가뭄은 충남 뿐 아니다. 충북지역 강수량은 5월의 경우 31.2mm로 평균 88.3mm의 35%에 그치고 있다. 충북도농업기술원은 오는 20일까지 비가 100mm 이상 내리지 않으면 모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내놨다. 사정은 다르지만 물 부족은 전국적이다.


◆가뭄에 농심 갈등 깊어져=지난해 가을에 가뭄이 염려되는 기상현상이 있었다. 올 봄부터도 가뭄 징조가 있더니 한창 농사철인 5월부터는 한반도전역이 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남한의 경우 대부분 지역의 5월 강수량은 평년의 10%수준이고 북한은 50년 빈도의 가뭄으로 농번기에 큰 재난일 만큼 가뭄이 심하다.


“한 동네 사람들이 물꼬 때문에 멱살잡이까지 하고 난리다.”(경북 군위군 효령면 박중기씨)


군위군의 경우 넓은 평야지대엔 마늘, 양파 등이 대규모로 경작되고 있고 이들을 수확한 뒤엔 바로 모내기가 이뤄져 어느 지역보다 많은 농업용수가 필요하다. 군위댐에서 물을 공급하고 있으나 물이 많이 필요할 때인 요즘은 마을간, 농민간 갈등이 심하다.


물 부족이 심각한 수준인데도 정부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9일 가뭄이 심한 충남 서산시와 예산군을 둘러보고 돌아갔다.


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달 말쯤으로 예상되는 장마 때까지 별다른 비소식이 없어서 가뭄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가뭄극복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 아껴쓰기, 관정파기 외에 뚜렷한 대책이 없다.


관정파기나 하상굴착, 들샘개발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제 때 물공급이 될 지 의문이다. 지금은 그저 하늘만 바라보는 처지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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