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와이파이 불문, 통화품질 ‘만족’…통신사 ‘논란 증폭’
[이코노믹 리뷰 박영주 기자]
카카오가 카카오톡의 음성통화 기능인 보이스톡 베타 테스터 모집을 시작한 지 3일째가 됐다. 포털 인기 검색어 상위를 놓지 않을 만큼 이용자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수익 익화'를 우려하는 이통사 반발도 격렬해지고 있다. '요금인상' 카드를 만지작대지만 외려 요금인하를 압박하는 정치권 등의 기류를 따지면 이 역시 녹록치 않은 과제다. "고기 부페집, 유도부 출입 막는 꼴" 등 이용자 반발도 고민거리다.
보이스톡 '써보니' 2탄이다. 테스트 개시 당일(4일) 써본 결과로는 단절과 하울링, 지직거림 등이 심해 통화품질은 낙제점이었다. 강세라던 와이파이 간 통화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 '멀었다'는 결론을 내렸다.(이번 베타 테스터 모집은 아이폰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후 다수 테스트를 간헐적으로 실시했다. 와이파이 간 통화품질은 물론, 3G끼리, 3G-와이파이 간 통화 역시 뚜렷한 개선을 실감했다. 단절 혹은 내 목소리가 내 귀로 들리는 일명 ‘하울링’ 등이 여전했지만 끊김 거의 없는 3, 4분의 통화도 크게 무리가 없었다.
그리고 오늘(6일), 회사 동료 아이의 돌에 다녀오는 길 서대문역에서 통화를 시작해 5호선 충정로-애오개-공덕까지 카톡 무료 통화를 진행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상대는 서초동 대법원 인근에 있었고, 와이파이가 가능한 사무실이었다. 3G 상태인 내가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면서 상대에게 3G 지역으로 나올 것을 주문했다. 와이파이에서 3G로 전환되는 순간 통화가 끊어졌을 뿐, 이후 3G 상태의 그와 3G 상태로 지하철 이동중인 나와의 통화는 단절 없이 계속 이어졌다. 6분을 넘겨 통화하면서 ‘통화 안정성’을 확인해 끊을 때까지 단락은 거의 없었고, 하울링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서로 만족했다.
새로 발견한(!) 기능도 쓸 만 했다. 누적 통화시간 옆 마크는 통신 상태에 따라 ‘맑음’과 ‘비’ 등으로 이를 표시해준다.(가령 상대와 불통 시 조금전 ‘맑음’ 표시는 비가 내리는 아이콘으로 바뀐다. 희미했지만, 음향효과로 이를 알려주는 듯 했다) 이 표식을 누르면 음성 변조 2개, 묵음?스피커 등 4가지 부가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음성 변조 등 아이디어는 기존 음성통화에서는 별도 앱 등을 통해서 가능했던 것들이다. 아기자기한 이러한 부가기능들 역시 ‘국민 메신저’라는 카톡이니까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생각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존 테스트가 ‘송신’ 위주였다면, 상대로 하여금 발신을 요청, 수신도 해봤다. 카톡 알림 메시지가 뜨면 화면잠금을 풀고, 카톡 비밀번호를 입력해 들어가 ‘연결’을 누르니 통화가 됐다. 바로 받는 일반 통화와는 두어 단계 더 거치지만, 카톡을 또 아이폰 자체를 잠궈놓지 않았다면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사실 내 입장에서도 그렇게 불편하다고는 못 느꼈다. 그 정도 감수할 만한 ‘무료통화’였다.
오늘 테스트를 함께 했던 상대는 “지방에 있는 사람들과 통화해보니 서울보다는 자주 끊겼다”고 전해줬다. 해외에 있는 사람과는 통화 테스트를 해보지 못했지만, 스카이프 사례에 비추면 역시 큰 문제는 없을 듯 싶다. LG ‘U+070’끼리 해외 있는 가족과 무료통화를 자주 애용하는 입장에서 사실 새로운 것도 아니다. 이러한 유사 무료통화 기능은 마이피플(다음)이나 라인(네이버) 등도 이미 제공해온 터였다.
그런데 왜 이통사들이 사활을 걸고 카톡 무료통화를 반대할까? 가입자 기반이 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3월 중순 4200만 가입자를 넘어선 카톡이다. 스마트폰을 사면 가장 먼저 까는 앱이기도 하다. 지난 4일 이후 불과 3일만에 들불처럼 번진 ‘번개’ 장착하기 움직임은 이통사 우려를 더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6일에는 트위터 등을 통해 ‘이통사 반발에 직면 보이스톡 테스터 모집이 오늘로 중단된다’는 트윗에 일파만파 퍼지면서 테스터 참여에 불을 지폈다. 수십, 수백건 '깔라'는 권유에 지쳤다는 트위터 댓글도 눈에 띌 정도였다.(회사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트위터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이통사들의 직접 대응이나 요구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써본 결과, 통신사 ‘걱정’이 과장됐거나, 단순 기우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논란은 지금부터다. ‘유료 통화’의 종언을 고할만한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 카톡의 음성 지원이 예상됐음에도, 막상 서비스가 시작되니 허둥대는 통신사 무대책도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코노믹 리뷰 박영주 기자 yjpa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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