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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명품' 뒤에 죽쑤는 '매스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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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티지가 불황 더 탄다
롯데백화점 매스티지 브랜드 매출신장률 전년비 10.1%포인트 감소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이현주 기자] 불경기의 영향에도 명품 매출은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매스티지' 브랜드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본지가 최근 롯데백화점의 명품과 매스티지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 명품 매출은 지난 5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1~4월도 5% 이상 매출 신장률을 지켜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식경제부가 4월 주요 3개 백화점의 명품 매출이 전년 대비 5.9% 감소했다고 발표한 내용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명품 매출은 26개월 만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지난해 4월에는 '샤넬'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5월 샤넬이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달에 사재기 수요가 몰렸고 이 때문에 지난해 4월 명품 매출은 크게 뛰었다. 올 4월에는 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역신장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4월 기준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지만 샤넬을 제외한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꾸준히 명품 매출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은 물론 명품으로 유명한 갤러리아 명품관 등에서 만난 명품 매장 직원들은 하나같이 '명품 매출 감소를 체감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전히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는 명품을 대신해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매스티지(Masstige)' 브랜드다. 매스티지는 대중(Mass)과 명품(Prestige)이 합쳐진 말로 비교적 값이 저렴하면서도 감성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고급품을 소비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백화점에서는 '피혁 잡화'로 분류되는 핸드백 브랜드로 MCM, 닥스, 메트로시티, 루이까또즈 등이 대표적인 매스티지 브랜드다.


롯데백화점 매출을 분석한 결과 피혁 잡화의 매출 신장률은 연간 12.2%였지만 올해 1~5월은 전년 동기 대비 2.1%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10.1%포인트 감소한 것. 매출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지난해까지 피혁 잡화 부문에서 정상판매와 행사판매의 매출 구성은 8대 2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서는 7대 3으로 행사 판매의 비중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매출액도 줄고 영업이익도 줄어들게 된 셈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만난 한 매스티지 브랜드 매니저는 "모든 매스티지 브랜드가 어려운 같다"며 "입점 고객 수도 많이 줄었고 세일 행사도 자주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스티지 브랜드 매니저는 "매출이 떨어진 게 실감이 난다"며 "작년에 비해 백화점에 오는 입점 고객도 줄었고 매장을 찾는 고객도 신제품보다는 세일 상품을 더 많이 찾는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품은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면 지난해에 비해 큰 차이 없이 꾸준히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경기 영향으로 매스티지 브랜드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행사 매출이 늘어난 것은 고객이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면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행사 상품 매출이 늘어나면 객단가도 떨어지기 때문에 백화점 입장에서는 상황이 더 어려워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행사 판매 상품이 늘어나면서 매스티지 브랜드들이 내놓은 '신상품'의 인기도 저조하다. 고객이 새로 나온 주력 아이템을 소비하기보다는 작년에 인기를 끌었던 아이템이나 스테디셀러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기 때문에 재고가 쌓이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아도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층은 경기 흐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소비도 크게 줄이지 않는 반면, 중산층의 경우 경기가 좋지 않으면 구두나 핸드백 등의 소비를 하지 않게 된다"며 "명품보다 매스티지 브랜드가 불경기를 견디기 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이현주 기자 ecolh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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