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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김찬경 회장과 범죄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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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김찬경 회장과 범죄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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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경훈 기자]


#1. 중졸 학력의 주인공 김씨. 군대 갔다가 우연히 만난 서울대 법대생에게 "나도 검정고시로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 뒤 바로 입대했어"라고 거짓말을 한다. 군 제대 후 서울대 법대 복학생으로 변신한 김씨. 수업은 물론 MT, 미팅까지 빠지지않고 참석하면서 법학과 복학생 모임 '법우회' 대표에 오른다. 가정교사했던 집을 담보로 은행 융자를 받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기도한 그는 장래가 촉망되는 법학도임을 가장해 명문대 간호대 학생과 결혼에 성공한다. 졸업 직전 졸업앨범 제작 과정에서 드디어 실체가 탄로난 김씨의 행각은 신문에 대서특필된다.

#2. 조선 후기 대학자 추사 김정희의 처갓집이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도 등재 신청된 중요 문화재인 아산 '건재 고택(建齋 古宅)'. 한 저축은행에 이 집을 담보로 81억원의 빚을 지고 있던 소유주 이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그 저축은행의 회장이 주말마다 개인 별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사람은 놀랍게도 '가짜' 서울대 법대 복학생 행세를 하던 김씨.


삶 자체가 기상천외한 거짓과 의혹으로 점철된 한 남자의 인생을 소재로 한 영화 한편이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최근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남다른 스케일과 보통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담대한 기개를 가진 주인공의 캐릭터만으로도 어느정도 흥행이 예상됐는데요. 여기에 힘깨나 쓴다는 높은 분들이 여럿 등장하고, 수억원짜리 그림이 로비 수단으로 오가는 등 탄탄한 스토리까지 뒷받침되면서 작품성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습니다.

혹시 지금 열리고 있는 칸 영화제에 출품됐더라면 각본상쯤은 맡다놨다는 높은(?) 평가를 받은 이 영화는 잘 아시는 것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구속된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 이야기입니다.


가짜 서울대 법대생이라는 사실이 들통 난 뒤 10여년 동안 김 회장의 행적은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지만 건설 사업에 손을 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난 1999년 제주도에 기반을 둔 한국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하면서 금융업에도 진출한 그는 이듬해 상호를 '미래'로 바꾸고 연이어 다른 저축은행을 사들이면서 사업을 키워갑니다. 무리한 사업 확장에다 김 회장의 '돈 빼돌리기' 신공까지 더해지면서 미래저축은행은 지난 2010년 6월말 9.34%이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단 1년만에 -10.17%로 추락하면서 회생불가의 상황을 맞게됩니다.


김 회장이 서민들의 피땀과도 같은 돈을 빼돌려 은닉한 재산이 검찰의 수사망에 걸린 액수만 2500억원이 넘습니다. 미대생 딸의 그림을 회삿돈으로 비싸게 사들이고, 부인 명의의 해산물 뷔페 사업에 100억원의 은행돈을 불법 대출해줬다는 등 끝없는 비리혐의가 이어집니다.


회사가 문을 닫느냐 마느냐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임원들한테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해놓고 불과 몇시간 뒤 회삿돈 200억원을 들고 중국 밀항선에 타려다 덜미가 잡힌 김찬경 회장. 일반 사람들의 건전한 상식으로는 도무지 납득이 안되는 김 회장의 행동을 끝까지 이해해 보겠다는 분들을 위해 김 회장이 내걸었다는 미래저축은행의 사훈을 옮겨봅니다.


"생각을 바꾸고 색다른 차별화 전략으로 앞서나가자"




김경훈 기자 styxx@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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