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동반성장지수 '개선' 등급 기업들을 동반성장 꼴찌 기업으로 표현하는 데 우려를 나타났다.
유 위원장은 16일 서울 용산구 한 식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개선등급 기업들이 동반성장을 외면하는 기업으로 국민들에게 오해받을까봐 염려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동반위는 56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했고, 효성, LG유플러스, STX조선해양, 동부건설,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홈플러스 등 7개사는 최하위 등급인 개선 판정을 받았다.
유 위원장은 "지수 발표 후 개선등급 기업들을 '꼴찌'나 '낙제' 기업으로 표현하는 등 지수발표 취지가 폄하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이번에 발표된 56개 기업은 상호 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한 1800여 대기업 중에서도 동반성장을 잘 이행하는 우등생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가지수를 4등급으로 나누고 개선 등급을 넣은 건 이미 잘 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며 "개선등급 기업들에게 낙인찍기가 이어지며 기업들이 평가에 참여하기를 꺼릴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수를 두고 재계에선 업황을 고려하지 않아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반발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역시 최근 기자들과 만나 "조사방법이 합리적이었다면 대기업이 불만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동반성장지수가 업황을 고려치 않아 아쉽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 위원장은 "업황이 어려우면 협력사 지원 수준을 절반가량 낮추는 등 업황 부문에 대한 고려도 모두 반영돼 있다"며 "사회적 파장이 클 것을 고려해 평가지표를 정교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유 위원장은 "내일(17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며 "동반성장지수 발표 후 대기업의 마인드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수 평가지표에 대해서는 "(개선할 점이 있는지) 꾸준히 검토하고 노력 기울일 것"이라며 "공정위와 우리의 지수를 합산하는 방식을 두고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등급제가 아닌 좀 더 계량적인 방식이 가능한지 공정위와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 위원장은 올해 발표를 앞두고 있는 유통서비스 업종을 두고 "빵집은 대기업이 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국민적 공감대를 우선 찾아나갈 것"이라며 "올해 안에 반드시 적합업종 선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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