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정당역사상 초유의 사태인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발생 이후 이정희ㆍ유시민ㆍ심상정 공동대표의 명암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이정희의 몰락과 유시민의 부활, 심상정 재조명'으로 요약된다.
촉망받던 '진보 아이돌'로 평가받던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폭력사태의 배후자로 몰리며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았다. 당 안팎에서는 '이정희 책임론'이 거세지다. 당권파의 지주인 그가 중앙위 회의 직전에 대표직을 사퇴한 것이 사실상 당권파 당원들의 폭력행위를 방조했다는 것이다.
이 전 공동대표는 13일 트위터에 "저는 모든 죄인입니다"라며 "어제 무릎 꿇지 못한 것이 오늘 모두를 패배시켰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침묵의 형벌을 받겠습니다"라고 썼지만, 이 말이 오히려 반발을 불렀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14번인 서기호 전 판사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진정성과 공감 소통의 국민대표 이정희를 지지하였을 뿐, 이번 폭력사태를 방조하여 침묵의 형벌을 받겠다고 한 이정희를 지지한 적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싸가지 없다" "가는곳마다 당을 쪼갠다"는 비판을 받은 유시민 공동대표는 부활의 기회를 얻었다. 당원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고 자신의 안경이 날아가는 속에서도 심상정 공동대표를 몸으로 보호하는 모습에 '다시 보게됐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그는 열린우리당을 분당으로 이끈 '난닝구(실용파)'와 '빽바지(개혁파)'의 장본인이었다. 2008년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했고 지난해 1월 친노계를 분열시킨다는 지적에 불구하고 국민참여당을 창당했다. 그런 그에게 이번 통합진보당의 폭력사태 이후 '진정한 민주주의자'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심상정 공동대표에게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장장 9시간이 넘는 당권파의 막무가내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속에서 당찬 모습으로 회의를 진행하던 그에게 '철의 여인' 다웠다는 칭찬이 줄을 잇고 있다.
12일 당권파가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며 고성과 구호로 막무가내로 회의를 방행하자시작하자 심 공동대표는 "장내가 조용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우리 모두 함께 가져야할 고통이다"라며 자리를 꼿꼿이 지켰다. 폭력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인 저녁 9시께 심상정 공동대표는 "우리당은 낡은 허물을 벗는 과정"이라며 "함께 잘 헤쳐나가자"며 중앙위원들을 독려했다. 그러자 중앙위원들은 무려 10여분의 갈채로 심 공동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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