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독일이 선거이후 정책변화의 회용돌이에 휩싸인 프랑스에 그리스에 대해 강경발언을 이어갔다. 이번주 있을 프랑스의 신임 대통령 취임과 그리스의 연정 구성 실패 이후 총선에 따른 각국간의 본격적인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연방은행 총재는 12일(현지시간)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에게 유럽중앙은행(ECB)의 규정이나 유럽연합(EU)의 신재정협약에 손대려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바이트만 총재는 오는 15일 올랑드가 대통령 취임식 직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하기 위해 베를린을 방문하기 앞서 나온 발언이다.
그는 독일 일간 쥐트 도이체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올랑드 당선자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ECB에 대해 정부에 직접 대출해 줄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제안한데 대해 "ECB 규정을 조금이라도 개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올랑드의 유럽 신재정협약 재협상 공약에 대해서도 "명백히 거부해야 한다"면서"서명한 협약을 준수하는 것은 유럽의 관습이다"라고 강조했다.
선거유세 과정에서 긴축보다는 성장에 무게를 실으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은 올랑드의 본격 행보에 앞서 사전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트만 총재는 "'성장'이라는 새로운 유행어를 알고 있지만 과도한 부채는 성장의 장애물이다. 부채를 늘여 부채문제를 해결하려해서는 않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에 대해서도 (긴축조치와 개혁)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구제금융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상기시켰다.
바이트만 총재는 그리스가 국제 채권단과의 협약을 거부한다면 더 이상의 금융지원을 제공할 기반이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 채권단(트로이카)이 구제금융 대가로 긴축과 개혁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리스는 총선에서 긴축에 합의한 집권당측이 사실상 선거에서 패배해고 새로운 연립정부조차 구성하지 못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스는 국회 제 3당까지도 연정 구성에 실패해 오는 17일 총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새로 실시될 총선에서 급진좌파 시라즈가 1당으로 부상하고 긴축 약속을 폐기할 경우 금융지원이 불발될 수도 있다.
바이트만 총재는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으로 부터 탈퇴의 영향에 대해서도 "나머지 유로존 회원국보다 그리스에게 줄 타격이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협약을 파기하면 손해는 그리스가 볼 것이라는 경고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그리스가 이미 합의한 개혁을 수행해야만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일요신문인 벨트 암 존탁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경제 성장을 위해 독일이 할 일이 더 있다면, 결국 그리스의 경쟁력을 살리고 경제를 성장시키며 금융 시장을 개방하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그것은 그리스가 이미 합의하고 수행 중인 개혁을 전제로 한 것이며, 그게 아니라면 그리스는 전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책임 있는 그리스인들이 해법을 속히 찾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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