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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의 최후?…동국제강 1후판공장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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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0일부터 생산 중단…매각 또는 철거 검토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공급과잉으로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한 동국제강의 포항제강소 1후판공장이 결국 문을 닫았다.


시설이 낡아 생산성이 떨어지는데다 후판(6㎜이상 두께의 철판) 판매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공장을 돌려봐야 더 이상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공급과잉 양상의 국내 후판시장 안정화에도 일조하겠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은 1990년부터 22년간 후판을 생산해온 연산 100만t 생산능력의 포항 1후판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향후 동국제강은 폐쇄된 1후판공장을 매각하거나 철거 또는 부가가치가 높은 다른 공장으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후판 공장은 지난해 범용 후판을 중심으로 생산량이 70만t에 달했다. 올해는 40만~50만t 가량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올 들어 현재까지 생산량은 절반에 못 미치고 있다. 동국제강은 내달 10일부터 1후판 공장의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폐쇄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 후판 생산능력은 포항 290만t(1후판 공장 100만t, 2후판 공장 190만t), 당진 150만t 등 총 연산 440만t에서 340만t으로 줄어든다.


국내에서 후판을 생산하는 철강사는 포스코·동국제강·현대제철 등 3개사다. 후판 생산능력은 각각 약 700만t, 340만t, 150만t으로 총 1190만t이다.


동국제강이 포항 1후판 공장을 폐쇄하면서 생산능력이 100만t 줄었지만 내년 9월 완공될 예정인 현대제철의 3고로가 가동을 시작하면 후판 생산능력이 200만t 늘어난다. 현대제철의 후판 생산능력이 총 350만t으로 동국제강을 제치게 되는 것이다.


경쟁 철강사들은 후판 공급이 과잉이고 중국 등에서 수입물량이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에서의 현대제철 증설을 탐탁치 않게 보고 있다.


지난해 초 110만원이 넘던 국내 후판 유통가격은 지난해 말 90만원대로 내려간 뒤 최근에는 80만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에서 대량으로 수입되는 저가의 후판은 국내산 후판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재는 1020만t으로 전년보다 17.3%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 물량은 국내 전체 철강재 수입 물량의 44%에 달한다.


국내 철강업체들의 후판 생산량도 늘고 있다. 국내 철강업체들의 중·후판 생산량은 2010년 952만t에서 지난해 1134만t으로 19.1% 늘었다. 중·후판 생산량은 2008년 820만t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던 2009년 757만t으로 줄었다가 이후 매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동국제강의 후판공장 폐쇄는 철강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공급과잉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각 업체들이 일치된 방향으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국제강은 포항 2후판 공장과 당진공장의 효율성을 높여 1후판 공장의 공백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1후판공장의 근로자들은 다른 공장으로 배치전환될 예정이다. 노사 간 협상 결과에 따라 일부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 이미 지난달부터 1후판공장의 일부 근로자들이 현대제철 등 경쟁사의 문을 두드려 왔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근로자들은 배치전환될 것"이라며 "노사 간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후판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계획에 따라 지난 2010년 당진에 연산 150만t 규모의 최신 공장을 가동하면서 1후판 공장의 축소와 폐쇄를 고려해왔다. 1후판 공장은 1990년 10월부터 가동한 노후 설비로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저부가가치 범용 제품 생산으로 생산원가가 높은 데다 생산 규격의 한계가 있어 활용도가 점점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후판 시장은 대형선박용·해양플랜트용·라인파이프용 후판 등 고급강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업계의 잇단 설비 증설로 생산능력 과잉 양상을 보였다. 여기다 연간 400만t 이상의 후판이 수입되고 주 수요산업인 조선업의 건조량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공급과잉이 심화되는 추세다. 결국 후판 판매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포항 2후판 공장과 당진공장에서 고급강 중심의 후판 수요 대응에 보다 집중하고 후판 부문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또 연간 국내 생산능력보다 400만t 이상 공급 과잉을 보이고 있는 후판 시장의 안정화를 이끈다는 방침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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