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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주주문의 유혹] ③1株단위 거래 이대로 둬야하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9초

단속하자니 거래량 위축…증권사도 불만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단주주문을 이용한 주가조작이 급증하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5월2일자 ‘일반투자자에 무방비 노출’ 참조)이 우려되지만 해결을 위한 대책마련은 요원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월 단주 주문으로 인한 시세관여 등 부작용을 우려해 코스닥시장에서 단주주문을 금지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들여다보기’만 할 뿐이다. 유동성 위축 우려 등을 이유로 단주매매 금지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1월 코스닥시장에서 1주 단위의 단주주문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작년말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주식시장의 소량주문 현황 및 매매양태 분석결과’를 발표하며 소량주문의 부작용을 염려한 것에 대한 후속 대책격이었다. 당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1주짜리 매수주문이 가격을 끌어올릴 확률이 40%를 넘어섰다. 이에 시감위는 당시 소량주문에 의한 ‘초단기 시세조종’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단주주문을 금지하면 지난달 말 적발된 ‘단주주문을 이용한 주가조작’도 어려워진다. 이들이 사용하는 주가조작 수법은 5분내 수백회씩 주문을 체결해 일반 투자자를 유인해야하기 때문에 1주씩 매매를 체결할 때보다 수수료 부담이 10배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단주주문이 시세에 관여하는 정도가 높고, 지난달 단주주문을 악용한 시세조종 사례까지 적발했으니 단주주문으로 인한 폐해가 적잖이 드러난 셈이지만, 반대로 단주주문을 금지했을 때 나타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거래소 고위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의 종목을 10주 단위로만 거래하도록 하면 유동성(거래량)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면서 “투자자와 회원사의 불편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유동성은 수수료 수입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거래소의 이익과 직결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그는 또 “해외에서는 대체거래시스템(ATS) 도입 이후 1주 단위 매매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국내에도 ATS가 도입될 예정이어서 향후 거래소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TS들이 모두 1주단위 매매를 허용하면서 해외 기존 거래소들도 경쟁을 위해 1주단위 매매를 허용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거래소 규정변경을 승인할 권한을 가진 금융위원회도 갈피를 못잡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주주문을 금지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이 뚜렷해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단주주문이 시세조종에 실제로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는지, 변동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등을 세밀히 들여다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스닥시장에서는 전 종목을 1주씩 사고 팔 수 있으며, 코스피시장에서는 5만원 미만의 종목은 10주단위로 사고 팔아야 하지만 5만원 이상의 종목에는 1주씩 사고파는 단주주문을 허용하고 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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