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로부터 돈 받고 글쓴 것으로 밝혀져...지난해에는 MS로부터 금전적 지원받았다고 시인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 현황을 전하며 유명세를 탄 특허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가 돈을 받고 글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뮐러의 정보에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매체가 크게 의존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간) 해외 법률 전문 매체 '그록러우(Groklaw)'에 따르면 뮐러가 오라클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장기간에 걸쳐 오라클에 유리한 기사를 써 준 것으로 확인됐다.
뮐러는 오라클이 프랜드(FRAND) 이슈에 대해 자사에 유리한 해석을 요구하며 자신을 고용했지만 이는 최근의 일일 뿐이라고 이 매체에 해명했다. 그러나 그가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글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10월에도 프랜드에 대한 연구비 명목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고 시인한 바 있다.
뮐러의 고백이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에서도 한쪽에 유리한 이슈 해석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양사의 소송에서도 핵심이 되는 것은 프랜드인데 그는 이 이슈에서만큼은 유독 애플의 편을 들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애플에 3세대(3G) 통신 특허에 대한 로열티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애플은 이 특허는 먼저 사용하고 향후 로열티를 줘도 되는 프랜드의 적용을 받는다고 반격한다. 만약 프랜드가 인정되면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모두 무력화된다. 이런 상황에서 뮐러는 "유럽연합(EU)이 사실상 삼성전자가 주장한 특허가 프랜드의 적용을 받는다고 인정하고 있다", "향후 소송도 프랜드 조항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발언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8일 미국에서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전하면서도 그는 자신의 블로그 '포스 페이턴트'에 "삼성전자가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전략을 쓰고 있지만 바람직한 지는 의문"이라며 "이번 소송은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조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삼성전자가 문제 삼은 8건의 특허 중 2건이 프랜드의 적용을 받는다고 했다.
결국 처음에는 소송 상황을 누구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전하며 유명세를 탄 뒤 결정적인 순간 반안드로이드 진영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비춰 봤을 때 한쪽으로부터 소송 현황에 대한 설명을 실시간으로 듣고 이 정보를 가장 먼저 전달한 뒤 그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슈를 해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애플과도 알려지지 않은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뮐러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 얘기가 나왔던 것도 프랜드 이슈에 대한 뮐러의 해석 때문이었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뮐러의 정보에만 의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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