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국내 3대 포털 업체인 NHN(대표 김상헌),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이주식)가 변화의 기로에 섰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조직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3사의 공통된 입장이지만 접근 방식은 서로 다르다.
17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국내 포털 업체들이 조직의 변화를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1위 업체인 NHN은 '긴장'을 강조하고 있고 다음은 제주도 본사 이전을 통한 조직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효율'에 무게를 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NHN이나 다음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이를 통해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주식 대표는 지난주 조직개편과 인사를 마무리했으며 향후 서비스 계획에 대해서는 4월 말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서비스별로 분산돼 있던 본부 체제는 SNS사업본부, SNS개발본부, 포털사업본부, 포털개발본부, 커뮤니케이션본부, 검색본부 등으로 정리됐다. 특히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개발원의 신설과 변화추진 태스크포스(TF)의 상설 조직화, 서비스 및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전략실의 신설 등이 눈에 띈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중복된 분야를 통합하는 등 효율적인 의사결정에 초점을 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며 "새로운 조직에서 SK플래닛과의 시너지 등 향후 서비스 계획을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제주도 본사 이전을 통해 조직에 혁신의 새바람이 불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이전을 완료한 제주시의 다음스페이스와 2006년부터 운영 중인 글로벌미디어센터에는 현재 350여명이 근무 중이다. 1200여명의 직원 중 약 30%가 제주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다음 측은 현재 제주도에는 검색 개발과 미디어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주로 내려가 있으며 향후 순차적으로 근무 인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다음은 제주 이전을 바탕으로 신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일 제주 본사에서 스마트TV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것.
다음은 스마트폰, 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N스크린 전략에 따라 지난해 3월 다음TV를 설립했으며, 상반기 중 지상파 방송과 주문형 비디오(VOD)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TV 수신 장비를 출시할 계획이다.
반면 포털 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는 NHN은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까지 나서 조직에 긴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 비즈니스에 집중하던 이 의장은 네이버의 모바일메신저 서비스가 카카오톡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자 지난해 네이버재팬을 통해 '라인'을 선보이며 국내 조직을 긴장시킨 바 있다. 라인은 전 세계서 2500만 명의 사용자를 모으며 카카오톡을 추격하고 있다.
또한 최근 사내 강연에서도 이 의장은 조직에 긴장감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NHN 관계자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지만 매월 서비스의 부침에 따라 수시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있다"며 "내부에서도 1위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긴장감을 가지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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