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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와 무명배우, 과거를 묻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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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와 무명배우, 과거를 묻지 마세요 <헬터 스켈터>는 미의 대한 욕망으로 전신 성형수술을 해 톱 아이돌이 된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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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기리 죠에게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는 각별하다. 데뷔 이후 작은 인디영화와 예술영화에 주로 출연해왔던 그에게 릴리 프랭키의 원작 소설을 <안녕 쿠로>의 마츠오카 조지 감독이 영화화한 이 작품은 색다른 구두점이었다.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는 오다기리 죠에게 처음으로 박스오피스 1위 타이틀을 안겨줬고, 이후 그는 <비몽>, <플라스틱 시티> <마이웨이> 등에 출연하며 한국과 중국 합작영화로도 발품을 넓혔다. 카세 료에겐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안테나>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그에게 일본 법체계의 폐쇄성과 싸우는 한 남자의 이야기는 큰 굴곡을 만들어줬다. 카세 료는 이 영화로 <키네마준보> 베스트텐 남우주연상을 비롯 10개가 넘는 남우주연상을 휩쓸었고, 이후 TV 드라마 출연, 애니메이션 성우 작업,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레스트리스> 출연 등으로 활동의 폭을 넓혔다.

배우에겐 이렇게 종종 미래의 이정표가 되는 작품들이 있다. 그리고 2012년, 사와지리 에리카와 모리야마 미라이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2007년 영화 <클로즈드 노트> 기자회견 자리에서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각종 비난과 가십에 시달렸던 사와지리 에리카는 <사쿠란>을 연출했던 니나가와 미카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헬터 스켈터>에 출연한다. 그간 위성TV 드라마, 화장품 브랜드의 프로모션 영상 등 출연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헬터 스켈터>는 <클로즈드 노트> 이후 그녀의 5년만의 영화로, 사와지리 에리카는 이 작품으로 본격적인 복귀를 노리고 있다. 그저 그런 조연배우로 소비되다 2011년 <모테키> 열풍으로 일약 주연 배우 대열에 올라선 모리야마 미라이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꿈꾼다. 그는 <린다린다린다>, <마이 백 페이지> 등을 연출했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새 영화 <고역열차>에 출연한다. 성공의 정점에서 나락으로 추락했던 여배우와 무명에 다름없는 조연배우의 울타리를 전전하다 성공의 실마리를 잡은 남자 배우의 2012년. 둘의 행보는 분명 올해 일본 영화계를 설명하는 꽤 비중 있는 챕터가 될 것이다.


추락과 무명을 경험한 배우들의 반전


악녀와 무명배우, 과거를 묻지 마세요 <고역열차>는 1980년대 젊은 육체 노동자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두 영화의 연출자 이름 역시 두 배우의 2012년을 주목하게 하는 요소다. 니나가와 미카 감독은 영화감독이자 무대 연출가인 니나가와 유키오의 딸로 본래 사진가로 활동했다. 강렬한 색채 사용과 여성의 아름다움을 도발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그녀의 작품은 코니카사진상, 캐논사진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평가받았다. 니나가와 미카는 <헬터 스켈터>에서 한 아이돌 스타의 정신적, 육체적 혼란을 그릴 예정이다. <헬터 스켈터>는 오카자키 쿄코의 동명 만화가 원작으로 미의 대한 욕망으로 전신 성형수술을 해 톱 아이돌이 된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성공과 아름다움의 뒷이야기가 펼쳐질 이 세계는 사와지리 에리카의 최근 동향을 떠올리게 하며, 그녀의 악녀 캐릭터를 시험하는 무대가 될 듯싶다.


모리야마 미라이가 주연을 맡은 <고역열차>는 1980년대 젊은 육체 노동자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니시무라 켄타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모리야마 미라이는 일용직 노동으로 하루하루를 버겁게 보내는 좌절한 청춘을 연기한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초기 ‘바보 3부작’을 연상케 하는 작품으로, 영화는 7월 개봉한다. 배우에게 중요하지 않은 작품은 없다. 의미가 없는 작품도 없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더 달거나 쓴 작품도 있다. 그리고 그 단맛과 쓴맛은 배우가 걸어온 시간의 종적이 만들어낸다. 사와지리 에리카와 모리야마 미라이. 이 두 남녀의 다사다난했던 과거가 2012년 하나의 꽃을 피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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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정재혁 자유기고가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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