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니클로 매장으로 유명한 일본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이 일본 최고 부자 자리를 고수했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일본 최고 부자 40명 순위에 따르면 타다시 회장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100억달러를 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다시 회장을 비롯해 28명이 10억달러 이상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었던 동일본 대지진 충격에도 불구하고 이들 일본 최상위 부자 40명의 전체 재산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최상위 부자 40명의 전체 재산은 2010년 1월 발표 때에 비해 13% 늘어난 930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포브스는 달러로 환산했기 때문에 엔 강세 덕분에 달러 자산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0년 1월 당시에 비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1% 가량 절상됐다. 하지만 달러로 환산시 재산이 늘어난 22명 가운데 18명은 엔화로 환산해도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포브스는 지난해에는 대지진 때문에 순위를 발표하지 않았다.
집계 결과 1위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야나이 회장이었다. 2년 전 92억달러였던 야나이 회장의 재산은 이번에 106억달러로 늘었다.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2위에 오른 산토리 그룹 사지 노부타다 최고경영자(CEO)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사지 CEO의 재산은 2년 전 86억달러에서 이번에 79억달러로 되레 줄었다.
이번 집계에서 재산이 크게 늘어난 인물은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의 설립자 미키타니 히로시 사장, 통신업체 소프트뱅크 설립자 손 마사요시 회장, 모바일 게임업체 그리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다나카 요시카즈 등이었다.
미키타니 사장의 재산은 47억달러에서 63억달러로 지난 2년간 무려 34% 급증했다. 순위도 2년 전 6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라쿠텐은 최근 미국의 바이닷컴, 영국의 플레이닷컴 등 잇달아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인수했다. 또 대지진 성금 기부에도 적극적이었다. 미키타니 사장은 지난해 11월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의 원전 지지에 반대하며 게이단렌에서 탈퇴해 주목을 받았다.
소프트뱅크 손 회장의 재산도 53억달러에서 69억달러로 23% 증가했다. 순위도 4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 손 회장은 개인 기준으로는 최대인 1억2300만달러의 대지진 구호 성금을 기부해 주목받았다. 손 회장도 지난해 11월 원전 지지를 선언한 게이단렌을 강하게 질책했으며 현재 일본에서 4개의 대형 태양열 발전소를 건립하고 있다.
다나카 CEO의 재산은 지난 2년간 가장 크게 증가했다. 2년전 16억달러였던 그의 재산은 이번에 35억달러로 집계돼 무려 119% 증가했다. 순위도 17위에서 7위로 껑충 뛰었다.
그리는 현재 전 세계에서 1억9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근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온라인 게임업체 오픈파인트를 1억400만달러에 인수했다.
대지진과 일본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부동산 관련 거물들의 재산은 큰폭으로 줄었다.
일본 부동산 거물 모리 트러스트의 모리 아키라 사장 겸 CEO의 재산은 가장 큰폭으로 줄었다. 그의 재산은 61억달러에서 32억달러로 무려 47%나 감소했다. 순위도 3위에서 8위로 뚝 떨어졌다. 여러 개의 골프장을 소유한 또 다른 부동산 거물 이토야마 에이타로의 재산 역시 34억달러에서 25억달러로 줄었다. 순위는 8위에서 13위로 하락했다.
닌텐도의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의 재산도 38억달러에서 27억달러로 무려 29%나 줄어 닌텐도가 비디오게임 업계에서 고전 중임을 보여줬다. 순위는 7위에서 11위로 하락했다.
이번 순위에서 새로 등장한 인물은 3명이었다.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의 마에자와 유사쿠 사장은 9억5000만달러의 재산으로 30위에 올랐다. 타이어 제조업체 브릿지스톤 창업자 고(故) 이시바시 쇼지로 전 회장의 손자인 이시바시 히로시는 6억7000만달러로 38위, 레스토랑 체인점 수키야를 운영하는 젠쇼홀딩스의 오가와 켄타로 회장이 6억5000만달러로 40위에 올랐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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