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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에 쏠린 '눈과 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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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비상장 주식인데 1주당 가격이 200만원을 호가한다. 이 회사는 향후 수년간 상장할 계획이 없다. 괜한 투자로 손실이 보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회사 고위 관계자의 '경고성' 멘트도 나왔다. 그런데 이 비상장주식을 사겠다며 수천억원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 달 6일이면 최종 주인이 드러나는 '삼성에버랜드' 주식 이야기다.


21일 한국장학재단의 삼성에버랜드 매각 주관사인 동양증권에 따르면 장학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주식 10만6149주(4.25%)에 대한 매각 본입찰이 오는 26일 진행돼 28일에 최종 낙찰자가 선정된다. 30일에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수령한 뒤 다음 달 6일 잔금입금과 주식 이전 작업을 마무리하면 에버랜드 개인주주가 탄생한다.

높은 가격을 낸 순서대로 매각수량에 도달할 때까지 주식을 배정한다. 최소 입찰 수량은 5000주로 최저 예상가인 주당 200만원으로만 계산해도 100억원이다. 동양증권은 총 20곳에 달하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이 개인투자자를 모집한 신탁형태 등으로 입찰했다고 전했다.


◆이건희가 물려주는 주식, 내 자식에게도=이번 에버랜드 지분 매각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개인들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비상장사이자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삼성일가 외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비상장 주식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이번 매각에 관심을 나타낸 상징성을 담고 있는 부분이다. 쇼트리스트에서 신탁의 비중이 65~75% 정도 차지하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개인들이 에버랜드 주식에 관심을 갖는 것은 ▲상장 가능성 ▲희소성 ▲장기 투자(상속 및 증여 대상)에서의 가치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특히 자식들에게 상속할 대상으로서 에버랜드에 관심을 보이는 자산가들이 많다. 매입에 나선 개인투자자 중 다수가 60~70대로 이들은 에버랜드를 자식들에게 상속 또는 증여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자식들에게 에버랜드의 주식을 물려줄 것이란 점에서 한국 최고 부호가 선택한 유산상속 방식이니 이를 따라 내 자식에게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삼성이 상당기간 에버랜드를 상장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투자자들의 상장 기대감도 여전하다. 이번 매각에 참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슈퍼리치들에게 투자의향을 타진할 때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장기 가치 투자주로 평가한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이번 기회가 아니면 보유하기 힘들다는 희소성도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의결권 행사 가능할까?=에버랜드 개인투자자들이 향후 주주로서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신탁을 통해 이번 매각에 참여했다. 따라서 의결권 행사도 신탁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의결권은 주주명부에 누구로 기재돼 있느냐로 귀결되기 때문에 개인이 신탁을 가입하고 있으면 주주명부에 신탁사가 기재된다. '특정금전신탁'이기 때문에 가입한 개인이 직접 운용지시를 할 수 있고 신탁사는 이를 따라야 한다. 하지만 신탁사는 찬성과 반대 중 한 가지만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고객의 의견이 갈릴 경우 이를 일일이 행사할 수는 없다.


이번 입찰에 신탁으로 참여한 증권사 관계자는 “어떤 안건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나뉠 수 있지만 이를 다 반영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선관주의(善管注意) 의무에 따라 주주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신탁사에서 결정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개인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신탁을 해지하면 된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신탁 해지를 위해서는 권면분할, 명의개서 등에 대해 에버랜드 측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버랜드 상장 가능성은 있나?=개인투자자들이 에버랜드의 상장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삼성에서는 상장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 7일 삼성SDS는 물론 에버랜드 역시 상당기간 상장할 계획이 없다며 상장차익을 노린 지분 투자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다음 날로 예정된 에버랜드 지분 예비입찰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 측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에버랜드에 대한 관심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최대주주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다 보니 투자 가치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에버랜드의 주주는 이재용 사장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 그리고 지난해 말 삼성카드로부터 지분을 사들인 KCC로 제한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이 에버랜드 지분을 보유해 의결권 행사에 나설 경우 삼성 입장에서는 달가울 리 없다.


시장에서는 상장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에버랜드를 상장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상당기간'이라는 전제를 달았기 때문에 완전히 상장 가능성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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