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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에 요동치는 낙동강전선…울산은 '흔들', 창원은 '시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6초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2004년 17대 총선부터 두 차례 진보정당 의원을 탄생시키며 또 다른 야풍의 진원지로 여겨지는 울산과 경남 창원. 새누리당의 텃밭에서 '진보정치 1번지'로 변화하던 두 지역의 민심은 8년이 지난 현재 크게 엇갈렸다.


두 지역 곳곳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서민경제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지만 해법은 달랐다. 울산의 민심은 서울 강남과 유사한 '계급투표'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면서 진보정당을 대안으로 여기는 반면, 창원의 민심은 장기적인 경제침체로 진보정치에 점차 등을 돌리고 있었다.

울산에서는 태화강을 전선으로 여야가 '남북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의 위력을 체험한 야권은 일찌감치 단일화 작업을 진행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공장이 밀집한 북구와 동구에 진을 치고 새누리당의 텃밭인 태화강 남쪽의 남구까지 위협하는 모양새다.


울산의 바닥 민심은 이 같은 '돌풍'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9일 울산 북구의 호계시장에서 굴을 까고 있던 나순복(61)씨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노인들이 (정치에 대해) 뭘 알겠냐"면서도 "적어도 여기 국회의원(통합진보당 소속)은 서민 편"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주간근무를 마치고 돼지국밥에 막걸리를 마시던 김모(46)씨와 한모(44)씨도 "여당은 부자들하고 기업들 배만 채워준다"면서 "우리 같은 공돌이들은 무조건 진보정당을 찍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급투표'라는 용어는 모르지만 그들의 머릿속에는 '계급투표'의 경향이 자리잡고 있었다.


고층아파트와 백화점, 쇼핑몰이 밀집해 '울산의 강남'이라 불리는 남구는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이곳에는 북구에서 당선된 조승수 통합진보당 의원이 지역구를 옮겨 태화강을 건너와 '상륙작전'을 벌이고 있다.


적진으로 진입한 조 의원은 '정권 심판'으로 이채익 새누리당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공업탑로터리의 한 백반집에서 만난 김성현(41)씨는 "이 지역 여당 의원이 세 번 해먹었지만 지역에서 한 게 없다"며 "이번에 좀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구를 옮긴 것에 대한 반감은 조 의원이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울산대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던 박성규(63)씨는 "북구 사람이 여기는 왜 왔냐"면서 "난 무조건 1번"이라고 했다.


10일 찾은 경남 창원의 민심은 정반대였다. 창원을에서 권영길 의원(통합진보당)을 두 번 당선시켰지만 지역 민심은 오히려 야권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야권은 권 의원의 불출마로 반전을 시도했지만 후보가 난립하고 현역 시의원마저 사퇴하고 출마하면서 오히려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결과로 나타났다.


시청 앞 중앙대로에서 만난 택시운전사 황철민(53)씨는 "매일 싸우기만 하고 지역경제는 신경도 안쓴다"면서 "국회의원이 창원2터널 문제도 제대로 해결 못한다"고 비판했다. 옆에 있던 김성민(56)씨도 "야당 뽑으니까 힘이 없어서 그렇다"면서 "이번에는 여당 뽑아서 지역 문제를 잘 챙기도록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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