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학생들 산책코스로 인기…운동장 뒷산서 근대건축물 선교사촌까지 갔다 오면 상쾌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전국 곳곳에 둘레길 조성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전 한남대학교에도 둘레길이 꾸며졌다.
한남대 둘레길은 지역민들과 학생, 교직원들의 산책코스로 인기다. 특히 한남대 둘레길은 30여년 전부터 한남대를 ‘청림(靑林)’이라 부를 만큼 울창한 숲이 있어 주민들이 도심 속 자연을 만나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매일 수백 명의 주민과 학생들이 이곳을 찾아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을 챙기고 쉼을 얻기도 한다. 한남대 교수와 직원들도 점심시간에 식사 후 둘레길을 거닐면서 모자란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풀거나 동료들과 대화를 나눈다.
한남대를 감싸고 있는 둘레길은 1.8km로 옛길, 고갯길, 숲길, 마을길, 학교 내 선교사촌 등을 환(環)형으로 잇고 있으며 소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한남대 둘레길 시작은 교문 왼쪽 운동장 옆 산길부터다. 이곳을 떠나 한국어학당, 공과대학, 성지관을 거쳐 탈메이지기념관(외국어교육원) 뒤쪽 산길까지 이어지는 1코스와 문과대 오솔길에서 출발, 선교사촌까지 이어지는 2코스가 있다.
가볍게 땀을 내며 1코스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대전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맑은 날엔 한밭대교 너머 대전시 서구 둔산동과 유성지역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2코스인 문과대 오솔길을 출발해 걷다보면 1950년대 말 한남대 초창기 교육선교사들이 살았던 선교사촌을 만난다. 겉은 기와를 올린 한옥들이지만 안은 서양식구조인 선교사촌은 동·서양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소중한 근대건축물로 대전시 지정문화재다.
또 이곳은 아름드리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고 솔부엉이, 소쩍새 등 50여 종의 조류가 살고 있을 정도로 보존가치가 높은 도심의 ‘소생물권(Biotop)’이다. 지금은 선교사촌에 인돈학술원이 들어있어 선교사들이 남긴 유물 등 사료를 보존·연구하고 있다.
한남대 관계자는 “걷는 길을 통해 느림(slow) 문화를 지향하고 이를 통해 주민들의 육체와 정신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둘레길에 이정표 설치, 조경 등 정비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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