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와 분리된 사업 통합.정부 규제 해결해야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강홍구 대표 체제로 새 틀을 짠 농협유통에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농협유통은 농협의 향후 사업 재편 과정에서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와 같은 유통강자로 성장하느냐 농협의 다른 조직에 흡수 통합 되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상태다. 그만큼 새로 선임된 강 대표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분석이다.
신ㆍ경 분리가 이뤄진 농협 조직에서 유통사업을 하는 곳은 경제지주 아래에 ㈜농협유통과 농형중앙회 아래 마트사업분사 등 크게 두 갈래로 나눠져있다. 농협중앙회는 전국의 단위농협에서 추진하는 농협하나로클럽과 농협 하나로마트를 총괄하는 사업부서다. 중앙회가 운영중인 하나로클럽은 총 54개이고 하나로마트는 전국에 2000여개 가량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사업이 나눠져 있다보니 통합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왔고 그 중심은 '농협유통'이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농협중앙회는 외형은 크지만 사실상 지역 단위 농협이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외형 그대로 사업의 규모를 평가하기는 힘들다.
반면 농협유통은 지난해 매출 1조5000억원으로 농협내 유통사업에서 40~5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의 경우 하루매출이 12억원으로 전국 대형마트 가운데 가장 많은 일매출을 기록하는 점포로 평가된다. 또 1995년 유통사업을 전문화 한다는 취지에서 출범해 17년간 축적한 노하우도 농협유통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이 같은 배경에도 불구하고 농협유통이 유통사업을 총괄하는 데는 걸림돌은 적지 않다. 농협중앙회가 유통사업에 대해서는 지역본부 경제사업부 내에 연합마케팅추진단을 설치해 시군단위 연합판매사업 지원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혀두고 있다. 또 중앙회는 2013년까지 유통 자회사를 만들고, 향후 사업을 통합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정부가 진행중인 유통산업 규제도 농협유통의 사업확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농산물 판매가 51% 이상이면 영업시간이나 영업일수 규제 대상이 아닌 것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각 지방정부의 조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덩치를 불리는 것이 오히려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농협유통의 강 신임대표도 이같은 우려에 공감을 하고 있다. 강 대표는 5일 열린 취임식에서 "농협 조직개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농협유통이 소리없이 사라질지 모른다"며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강 신임 대표는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농민과 소비자에 더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전략으로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부고객인 임직원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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