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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주택정책이 봐야할 건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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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주택정책이 봐야할 건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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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이 양질의 주택에서 부담가능한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어느 나라, 어떤 정권이든 이를 벗어나기 힘들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도 보금자리주택 공급, 주택건설에 대한 규제완화, 세제ㆍ자금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주택정책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정책효과가 나타나는 시차(time lag)가 다른 분야보다 크다는 점이다. 정책을 시작할 때와 그로 인한 수혜 발생시점이 다를 수밖에 없는 원인이다. 이로 인해 단기적 관점의 정책변경에 대한 요구와 유혹도 많다. 그렇지만 주택정책은 지속가능해야 한다. 예컨대 지금 소 값이 떨어졌다고 해서 소를 사육하지 않으면 다시 가격이 급등하고 품귀현상을 겪을 것이다. 가격과 수급이 일정하게 조절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결국 시장의 기능이다. 정부의 역할은 시장 메커니즘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시장에 의해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을 풀어주는 것이다. 정책이 자주 바뀌면 불확실성을 초래해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소고기와 달리 주택은 수입이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지금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수술 요구가 많다. 보금자리주택이 대기수요를 유발하고 민간시장을 위축시켜 주택시장 침체를 초래했기 때문에 보금자리 정책을 전면 개편하거나 폐기해야 한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그러나 보금자리정책을 부정하는 이들도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집값이 안정되고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하기 쉬워졌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과거 집값 급등으로 얼마나 많은 어려움과 비용이 발생했던가.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소득ㆍ자산기준 적용 확대, 소형ㆍ임대비중 확대 등 보완방안을 이미 마련해 시행 중이다. 지금 임대주택 재고가 많이 확충된 것도 결국 지난 정부에서 임대주택 사업승인을 많이 한 것 때문이다. 보금자리주택에는 분양주택보다 임대주택(150만호 중 80만호)이 더 많다는 사실도 상기해야 한다. 지금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계속 이뤄지지 않으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임대주택 재고도 늘어날 수가 없다.


뉴타운사업도 마찬가지이다. 도시에서는 가용택지가 고갈되고 있고 주택의 질적 개선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어 재정비사업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지금 어렵다고 사업 추진을 중단한다면 몇 년 뒤 도시환경 악화, 주거수준 저하, 공급부족에 의한 가격상승의 문제가 초래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정부는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규제를 완화하고 공공지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작년부터 이슈가 되어 온 전ㆍ월세 상한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당장 가격을 규제하면 시장이 안정될 것 같으나 규제집행과정에서 정책시차로 단기급등이 우려될 수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임대주택 공급 축소로 이어져 가격이 상승하고 질 낮은 임대주택이 양산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이득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지금 어렵다고 미루어 놓으면 나중에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누가 지불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결국 지속가능한 주택정책의 요체는 '오늘의 문제라고 해서 오늘만 보아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과거를 돌이켜 보고 내일까지 생각해야 지속가능한 주택정책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정책효과의 시차를 감안하여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정책을 추진해야 나중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정책에 부작용이 있으면 일부 보완하고 수정하면 되는 것이지 폐기하거나 뒤집으면 안 된다. 빈대를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지 않은가.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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