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도지사 김문수)가 최근 '기업형 슈퍼마켓(SSM)' 입점예고 의무를 규정한 조례 제정을 앞두고 경기도의회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는 23일 '기업형 수퍼마켓(SSM)의 입점예고 의무화 조례에 대한 경기도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SSM의 개설과 등록 업무는 시장ㆍ군수 권한으로 경기도와는 관련이 없다"며 "다만 이번 조례 공포를 보류한 것은 지식경제부로부터 이번 조례와 관련된 위법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견을 듣고,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0월17일 경기도의회가 SSM의 입점예고 규정을 조례로 강제한 것은 대규모 점포 등의 개설등록 이외에 특별한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유통산업발전법'에 위배된다며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경기도는 또 "지난 15일 도의회가 재의결한 '경기도 유통업 상생협력과 소상공인 보호조례 공포안'을 부결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며 현재 심의를 보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일부 언론은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SSM의 입점 예고를 의무화하는 조례 제정을 앞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SSM 입점규제 조례 제정과 관련된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해 3월 경기도의회가 제정한 '경기도 유통업 상생협력과 소상공인 보호 조례'가 있다. 이 조례는 소상공인에게는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대형 유통기업은 지역사회에 기여하도록 했다. 그러나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경기도의회는 조례를 개정해 SSM의 입점 예고를 의무화했다. SSM이 개업하는 사실을 미리 알려 주변 상인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지식경제부는 경기도의회의 이런 조례가 상위법인 '유통산업발전법'을 벗어났다고 해석했다. 지방자치법상 주민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거나 의무를 부과하려면 상위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즉시 재의를 요구했다. 경기도의회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14일 제264회 임시회에서 재석의원 94명 중 찬성 67명, 반대 26명, 기권 1명으로 조례안을 다시 의결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의회는 의장의 권한으로 조례를 공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SSM 입점 예고제는 150㎡ 이상의 기업형 수퍼마켓(SSM)이 입점하려면 주변 재래상권 붕괴를 막기 위해 착공 10일 전에 입간판과 안내문을 통해 이를 알리도록 하는 제도로 경기도의회가 전국처음으로 의무화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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