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전망 안좋은데 주가 왜 오르나
유럽국채 만기 예정··· 3월께 대세 상승 판가름 날 듯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연초 국내 증시가 랠리를 거듭하고 있지만, 상장사들의 올해 실적전망은 지난해보다 더 악화됐다. 고유가, 엔저,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 등으로 수출과 내수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108사의 올해 영업이익(IFRS기준) 추정치는 11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9월 말 추정치인 117조6000억원보다 5.93% 줄었다. 순이익 추정치도 지난해 9월보다 7.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악화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1조6921억원으로 지난 분기에 전망했던 19조4380억원에 비해 11.59% 증가했다.
반면에 SK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7조1857억원에서 7조891억원으로 1.34% 줄었고, POSCO도 영업이이익 추정치가 5조9352억원에서 5조1237억원으로 13.67% 감소했다. 이 밖에 LG전자, 현대중공업, 기아차, S-Oil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기업들의 실적 추정치와는 반대로 주가가는 올해 들어 더욱 탄력을 받았다. 지난해 9월 1600대에 머물던 주가가 5개월 만에 2020선까지 올랐다. 주가가 기업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랠리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급속도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주가지수가 선행지표임을 감안 할 때 앞으로 실적이 뒤따라 올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영향을 많이 받는 글로벌 경기 상황은 부정적이다.
중동 지역 위기로 촉발된 국제 유가가 상승은 수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달 들어 117달러를 기록한 두바이 유가 앞으로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 밖에 그리스의 채무 불이행 위험, 일본의 엔저 유도 방침과 대중국 수출 감소도 눈여겨 봐야할 변수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환경이 급변할 경우 기업들의 실적악화는 물론 주가하락도 예상된다"며 "유럽 국채만기 등이 예정돼 있는 3~4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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