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개인도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작게 잡아도 90억원 이상의 자금을 개인투자자들이 모아야 한다는 점, 그리고 기관투자자들과 자금 규모를 놓고 경쟁을 해야 한다는 상황으로 볼 때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한국장학재단은 지난 6일 삼성에버랜드 지분 10만6142주(4.25%)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지분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장학재단과 매각 주관사인 동양증권은 다음달 8일~9일 이틀간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과 관련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다.
매각 방식은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인수희망자들은 희망수량과 희망인수가액을 제출하면 된다. 높은 가격을 낸 순서대로 매각수량에 도달할 때까지 주식을 배정한다. 최소 입찰 수량은 5000주다.
개인 참여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이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보유하게 될 경우 장외시장에서 유통도 가능하다. 그러나 개인투자자가 자금 규모를 앞세운 경쟁에서 기관과 겨뤄 과연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장학재단이 아직 기준가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지난해 12월 삼성카드가 182만원에 삼성에버랜드의 주식을 KCC에 매각한 점을 감안해 이 가격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학재단은 당초 230만~250만원의 매각가를 희망했으나 삼성카드가 장부가 손실을 보며 매각을 한 터라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따라 입찰가격은 200만원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할 때 최소 입찰 수량인 5000주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91억원에서 1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높은 금액을 써낼 경우 투자자 1인이 전량을 배정받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기관투자자가 2000억원 이상을 제시할 경우 개인에게는 기회조차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장학재단이 이번에 매각하는 에버랜드 주식은 지난 2006년 삼성그룹이 8000억원 규모의 사회 헌납을 발표하고 교육부에 기부한 것으로, 장학재단은 지난해 2월 지분 매각 방침을 정한 후 매각 작업을 진행해왔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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