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증가 불구 수도권환승제 도입 등으로 비용 늘어나 적자 '눈덩이'..."혈세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총 투자비 4조원대의 인천국제공항철도가 꾸준히 승객이 늘고 있음에도 매년 1000억 원이 훨씬 넘는 적자를 보고 있다. 특히 수도권통합환승제 도입 등으로 앞으로도 사실상 흑자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인천공항철도(이하 공항철도)를 운영 중인 코레일공항철도㈜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 이용객들이 점점 늘어나 지난 1월 하루 평균 이용객이 11만 명대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1월 한 달간 하루 평균 이용객이 11만3027명이었다. 특히 수도권에 폭설이 내린 지난달 31일 공항철도 이용객이 13만8494명에 달해 2007년 3월 개통 후 하루 1일 최대이용객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3월 개통 1년 시점 당시 하루 평균 이용객이 1만5000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2010년 12월 말 2단계 구간인 김포공항~서울역 구간이 개통돼 서울 도심의 인천공항 접근성이 강화된 덕을 톡톡히 봤다.
공항철도 측은 올해 말까지 하루 15만 명의 이용객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2단계 구간 개통의 효과로 승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검단ㆍ청라ㆍ계양ㆍ김포 등 공항철도 주변 지역의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고, 일산에서 상암DMC~신촌~서울역 구간을 운행하는 경의선 구간이 올해 말 개통되면 홍대입구역ㆍ공덕역에서 공항철도와 환승이 가능해진다는 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공항철도는 승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다. 2007년 3월 개통 후 공항철도는 2007년 1040억 원, 2008년 1645억2800만원, 2009년 1188억원, 2010년 1319억8900만원 등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11년엔 수도권통합환승제 도입에 따라 이전보다 더 큰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대규모 적자의 원인은 우선 건설 당시 예상에 비해 이용객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항철도의 이용객은 지난 1월 하루 평균 11만3027명에 그쳐 건설 당시 예상 하루 이용객수 22만 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나마 개통 초인 2008년 3월엔 1만5000여 명에 그쳤다가 2단계 구간 개통 등으로 손님이 차츰 늘어나 이 정도다.
수도권통합환승제의 도입도 적자를 부추기고 있다. 비용이 늘어난 반면 요금은 올리지 못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는 이용객 숫자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역~인천공항역 구간 일반 열차 요금이 현재 3800원 인데, 이중 서울역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측이 기본요금 900원을 가져가 공항철도 측은 2900원 만 가져간다. 게다가 수도권 지자체들의 공공 요금 인상 자제 원칙에 따라 5000원 대의 요금을 3800원에 묶어 놓고 있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흑자 볼 일이 없다는 점이다. 공항철도 측은 당초 손익분기점으로 예측됐던 22만 명 유치도 어려운 상황에서 흑자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는 입장이다.
공항철도 측 관계자는 "22만 명이라는 예상 승객 수는 수도권통합환승제 도입 이전에 결정된 것으로 현재는 손익분기점을 이루는 승객 규모가 그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확히 추계해 본 적은 없다"며 "수송 수요를 처음 잡을 때와 지금은 많은 조건이 달라져 있다. 공항철도는 인천공항을 운영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회간접자원이라는 측면에서 건설된 것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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