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의 장점은 시스템이다. 시스템을 통해 변수를 최소화해 창업자의 숙련도에 상관없이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에서 자영업자의 잦은 폐업에 대한 대안으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권장하는 이유도 무작정 매장을 오픈해 실패하는 창업 초보자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동네 구멍가게에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적용한 ‘나들가게’ 역시 이런 관점에서 도입된 것이다. 동네 구멍가게에 포스(POS) 시스템을 도입해 상품을 관리한 결과, 판매량 높은 제품 위주로 진열해 판매함으로써 재고를 줄일 수 있었고 고객층을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매출이 향상됐다.
독립점으로 운영되는 매장을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바꿔 성공한 사례는 판매업 외에 외식업에서도 찾을 수 있다. 경남 구미 금오산 사거리에 소재한 260평 규모의 4층 건물 1층에서 설렁탕전문점을 운영하는 유재현(34·한촌설렁탕 구미점)씨는 직접 끊이던 설렁탕을 가맹 본사에서 완성품 형태로 납품받게 되면서 매출이 향상됐고 운영비를 절감하는 효과까지 누린 사례다.
유씨는 창업한 후 2008년 12월까지 설렁탕을 가마솥에서 직접 끊였다. 직접 조리하려면 꼬박 14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메뉴 준비에 별도의 인건비가 소요됐다. 또한 학생 출신으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만큼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애를 먹었고, 맛 관리에 실패하면서 매출 부진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1월부터 가맹 본사 식자재 공장에서 설렁탕 육수와 육류, 김치를 모두 납품받으면서 골칫거리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었다.
14시간 동안 가마솥을 지켜볼 주방 인력이 불필요해지면서 조리사 급여 200만원 가량을 절감해 수익률이 높아졌고, 가스 사용료 역시 절반 가까이 절감됐다. 또한 맛이 항상 일정하게 관리되고 장사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거의 없다 보니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마케팅을 고안하는데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원자재 납품을 꺼리는 이유는 장사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독립점 창업에 비해 프랜차이즈 창업의 단점으로 원자재 비용이 높은 점을 꼽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50개 이상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가맹 본사의 경우 원자재를 구매할 때 대량 구매하므로 구매 경쟁력을 바탕으로 원자재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통해 경비 절감 효과는 물론 인력 수급 등을 원활하게 하는 사례는 더 있다. 와인을 접목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나베띠’는 서빙 업무에 하이테크 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를 절약하는 사례다.
유비쿼터스 기술이 접목된 RFID 방식 와인인식기로 소믈리에 고용에 소요되는 300~400만원 이상의 인건비를 절약했다. 와인전문점에서 1~2년 정도 경력을 쌓은 초보 직원이어도 해당 시스템을 활용하면 10년 경력 못지않은 소믈리에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국어 전자 메뉴판’ 역시 인건비 절감에 효과적이다. 전체 고객 중 30% 가량 되는 외국인 고객이 사용하는 언어에 맞춰 메뉴판 글씨가 번역되므로 경력이 낮은 서버도 외국인 접객이 가능하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세종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랜차이즈 창업·유통 및 마케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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