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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립대 등록금 인하 '유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8초

"비싼 등록금 때문에 꿈을 가꿔야 할 20대 젊은이들이 지금 슬픔, 좌절, 두려움, 분노를 느끼고 있다. 등록금 인하는 사회 구성원간의 공감을 거친 2012년의 요구이다."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 모인 서울 주요 사립대 총학생회가 등록금 인하를 촉구하며 내건 성명서 내용이다.

그래서일까.국내 344개 대학 중 109개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대학들도 등록금 인하 대열에 동참할 기세다. 반가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런 대학들의 움직임에도 왠지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정부가 지난해 '반값 등록금'으로 촉발된 대학 등록금 인하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5% 가이드라인'에 맞춰 생색내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정부지원이 아쉬운 '힘없는' 지방대와 국립대들은 5%이상 등록금을 내리고 있지만 서울의 주요 사립대들은 2%정도, 아주대와 경기대 등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대학들도 3~4%만 내린 상태다. 등록금이 많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주요 사립대들은 인하폭을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다.


대학들의 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주 수입원이 학생들의 등록금이고, 등록금을 내리면 곧바로 학교재정에 심대한 타격을 받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립대가 등록금을 내릴 '묘책'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사립대는 예산의 투명성을 확보해 누수되는 '돈'을 줄여야 한다. 또 대학 등록금 정책에 대한 엄격한 견제장치도 필요하다. 해마다 반복되는 학교 측과 학생 간 소모적인 등록금 인하 논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이다.


대학마다 운영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 참여 학생들의 실질적인 권한 보장도 필요하다. 현재 심의위 참여 학생들은 '거수기'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제도적 맹점 등을 보완하면 국내 대학들은 등록금을 깎아주면서도 충분히 대학재정의 건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


'콧대 높은' 주요 사립대들이 조만간 등록금 인하를 발표한다고 한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전향적으로 등록금 인하 대열에 동참하길 기대한다. 대학들의 적극적인 동참만이 비싼 등록금 때문에 좌절에 빠진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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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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