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해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의 '국내증시로의 귀환'이 이어졌다. 반면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하고 통제가 힘든 해외주식에서 속속 발을 빼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거래규모는 절반 가까이로 뚝 떨어졌다.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등이 겹치며 세계증시가 요동치자,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해외주식예탁증서(DR)의 국내원주 전환 물량도 61% 이상 급증했다. 역시 유럽위기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탓이다.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시장을 이용해 현금확보를 하려는 목적이 컸다.
26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29억2000만달러로 직전해 57억5200만달러보다 49.23% 줄었다. 유로채 시장의 선전으로 전체 외화증권 거래대금은 6% 감소에 그쳤으나 주식만 떼놓고 보면 반토막이 난 것.
국내기업이 발행한 해외DR이 지난해 국내원주로 전환(DR 해지)된 물량 역시 6827만8000주로 직전해 4238만3000주 대비 61.1% 증가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지난 2007년 52억400만달러에서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2009년 각각 33억4500만달러, 30억8500만달러로 줄었다. 2010년 증시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저가매력이 부각, 57억달러 수준까지 회복됐으나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후폭풍으로 다시 주저앉은 것.
지역별로 살펴봐도 유럽이 속한 기타국가의 주식 거래가 가장 부진했다. 기타국가의 거래대금은 2010년 11억800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7500만달러로 75% 감소했다. 지난해 대지진을 겪은 일본의 주식 역시 4억2300만달러에서 1억1700만달러로 72% 급감했다.
미국, 홍콩, 중국 주식 역시 각각 18억300만달러, 7억1400만달러, 1100만달러로 38%, 44%, 61%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잔액도 26% 급감해 24억4400만달러를 기록했다. 보유잔액은 2007년 52억9100달러에서 2008년과 2009년 각각 29억5400만달러, 25억6200만달러까지 빠졌다가 2010년 32억9000만달러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재차 20억달러대로 떨어진 것.
올해 역시 유럽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로존 사태가 비교적 잠잠해지기는 했으나 언제 다시 고개를 들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직은 해외주식 직접투자에 적극 나서기가 힘들 것"이라며 "직접투자에 나서더라도 불확실성이 큰 해외주식보다는 정보도 많고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는 국내주식 투자 쪽을 더 선호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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