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저축은행 쇼크 1년…부산은 지금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06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부산=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해 부산은 '저축은행 쇼크'에 휩싸여 있었다. 제2금융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탓에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15% 이상이 저축은행에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부산저축은행에 이어 부산2, 중앙부산저축은행이 쓰러지면서 예금자들은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대규모 인출 사태와 5000만원 이상 예금자 및 후순위채 투자자들의 피해 보상 문제가 잇따랐다.


그리고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부산2와 중앙부산은 대신증권에 인수되며 대신저축은행이라는 새 간판을 걸었다. 부산저축은행은 주인을 찾지 못하다가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한 예솔저축은행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연휴를 앞둔 지난 20일 이들 저축은행의 현지 지점을 찾아 영업현황 및 방문객들의 표정을 살펴봤다.


◆대신저축은행 새출발.. 정상화 '속도'= "영업재개 후 한두달 가량 700여명에 달하던 하루 방문객은 이제 100여명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또 하나의 달라진 점은 고객의 궁금증이 '인출'에서 '예금'으로 돌아섰다는거죠."


최성진 대신저축은행 덕천지점장은 최근 부산지역 저축은행업계는 '안정권'에 들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대신저축은행은 대신증권이 강원도 지역 저축은행인 도민과 함께 부산의 부산2, 부산중앙을 인수해 지난 8월말 출범시켰다. 부산에 4개, 강원도 춘천 등에 6개, 총 1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덕천점은 옛 부산2저축은행의 본점으로 1일 방문객이나 여·수신규모 기준 부산 지역에서 가장 큰 지점에 속한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께에도 각 창구는 모두 상담중이었다. 지점 소속 직원은 15명에 달한다.


바쁘지만 조용한 광경의 이 지점은 빠른 속도로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었다. 영업재개 후 1월 중순까지 대신저축은행의 인출 규모는 전체 예금의 1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덕천지점을 기준으로는 400억원이 채 안 된다.


현재 대신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연 4.2%. 부산시내 뿐 아니라 전국평균(4.57%)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계좌 개설 문의는 잇따른다는 게 최 지점장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엔 15명이 방문하면 5명은 재예치, 5명은 인출, 5명은 신규계좌개설을 주문한다"면서 "결국 고객 수는 크게 변화하지 않고있다"고 설명했다. 최 지점장은 "5000만원 이상 예금자 및 후순위채 투자자들, 예금보험공사, 파산재단 사이의 해결해야할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이 모든 과정이 해결돼야 저축은행의 진정한 새출발이 가능하겠지만, 업계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지역 대신저축은행은 현재 신용등급 8등급의 저신용층까지 흡수, 개인신용대출 업무를 재개했다. 또한 방문예금자들에게 예금자보호법, 금리, 금융상품의 리스크 등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업무를 강화했다. 설 연휴 이후부터는 자산관리 업무 등 대신증권과의 시너지 창출을 고려한 상품개발에 본격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카드업무 및 인터넷뱅킹 관련 정상업무가 가능하다.



◆주인 못찾은 부산.. 업무 곳곳 '빈자리' = 부산저축은행은 시장에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예금보험공사의 100% 출자로 지난해 11월 말 '예솔저축은행'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최근까지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시위를 벌이던 초량동 본점은 연휴를 앞두고 그간 미뤄온 예금인출 업무를 보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오전 11시30분께 대기표는 이미 100번을 넘어섰고, 서른여명에 가까운 대기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직원은 "대부분이 예금인출과 인출할 경우 얼마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지, 손해는 없는지 등을 확인하려는 고객들"이라면서 "지난달 영업 초기에는 항의 방문도 잦았고, 소란을 피우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현재는 어떤 과정에서 예솔저축은행이 됐는지를 고객 모두 이해하고 있어 조용히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대기표를 들고 조용히 기다리거나, 곳곳에 배치된 안내원들을 통해 예솔저축은행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었다. 순번을 받아들고 대기중인 기자에게 먼저 말을 걸며 "예금을 찾아서 새마을금고에 넣으라"며 이 지역 금리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는 예금자도 있었다. 저축은행 사태로 혼란을 겪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이쪽'에 빠삭할 정도로 공부를 많이 했으며 금리가 높은 순으로 5000만원씩 쪼개서 예치하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다만 새 주인을 찾고 적극적인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신저축은행과는 정상화 속도가 달랐다. 예솔저축은행은 예금이나 인출 모두 영업시간 내 지점 방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현재 인터넷뱅킹이나 카드 거래는 불가능하다. 다만 신규 계좌 개설은 접수 후 5분 이내에 가능하다. 예금금리의 경우 연 4.00%로 부산에서는 물론 전국(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삼보저축은행 제외)에서도 가장 낮다. 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수신이나 여신을 늘리는 것이 영업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김현정 기자 alphag@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현정 기자 alphag@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