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스카이라인 등 '공공성'이 관건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 심의에서 잇따라 보류 판정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임대주택, 주변지역과의 조화 등 공공성이 강조된 심의가 진행되면서 시장에 이른바 '속도조절' 해석이 다시금 일어나는 모양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반포아파트지구 개발 기본계획 변경안 ▲반포한양아파트 주택재건축 예정법적상한용적률 적용안 ▲강남구 삼성동 홍실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 등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안 3건이 모두 보류됐다.
서초구 잠원동 일대 80만㎡ 규모 반포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변경안은 3종 일반주거지 내 주택용지를 분구중심용지(근린상업용지)로 바꾸는 등의 내용이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인근 반포한양 재건축은 용적률을 기존 262%에서 법적상한 299.9%까지 올려 최고 29층까지 짓는 안이 보류됐다. 강남구 삼성동 홍실아파트는 2종에서 3종으로 상향하는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용적률 상향폭이 커서 스카이라인에 문제가 있다", "소형주택 공급 확대 기조와 맞지 않다" 등 공공성이 주된 보류 사유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6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3종 상향을 통해 법적상한용적률 299%를 받아 최고 25층으로 짓는 서초구 방배경남아파트 재건축안 심의를 보류했다. 매봉재산 근린공원에 접하고 주변지역에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보류 사유였다. 같은날 방배삼익 또한 최고 29층 아파트를 짓는 내용의 안이 인근 아파트 높이와 주변 단독주택지에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층수를 26층으로 낮춰 수정가결됐다.
잇따른 서울시의 심의 보류, 수정통과는 '박원순식 속도조절'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는 모든 재건축 단지가 박 시장 취임 이후 3종상향 판정을 받은 송파 가락시영과 같은 결과를 받지 못했다는 점이 보여준다.
다만 공공성 확보에 중점을 둔 심의가 엄격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대세로 인정되는 상황이다. 가락시영의 경우 종상향으로 장기전세주택(시프트) 물량이 이전보다 무려 959가구가 추가돼 총 1179가구가 들어선다. 시장에 속도조절 해석을 불러 일으켰던 개포지구 단지의 재건축 정비구역안 보류만 봐도 그렇다. 서울시는 지난달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개포주공2·4, 개포시영 단지에 이어 지난 7일 개포주공3 역시 소셜믹스(임대아파트 혼합배치) 구현 등 공공성 확보를 이유로 심의를 불허했다.
서울시도 향후 심의에 올라오는 정비구역안에 대해 공공성을 주요 기준으로 삼겠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요 산, 공원, 개발제한구역(GB) 인접지역은 조망권, 녹지축, 통경축을 확보해야 한다"며 "종상향 기준도 주변지역에 위압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비계획 수립원칙을 세우고 해당구역의 입지특성을 고려해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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