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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충격 어디까지?'..재계, 비상체제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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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6일 수출전략회의서 총체적 점검..삼성전자도 환율 등 연일 점검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최일권 기자, 조인경 기자, 조슬기나 기자] 오는 26일 정몽구 회장 주재로 올해 마지막 수출전략회의를 앞둔 현대차그룹은 갑작스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에 비상이 걸렸다. 북한과 직접적인 사업 관계는 없지만 대북 리스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측하느라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20일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되면서 26일 수출전략회의는 모든 가능성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내년 환율을 보수적으로 잡아놓았지만 이를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계가 대북 리스크로 인한 격랑에 휩싸였다. 유럽 재정 위기로 내년 경기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김정일 사망이라는 변수까지 겹치면서 경영 환경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총선과 대선이라는 굵직한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북한 리스크라는 또 다른 악재가 발생했다"며 "모든 기업들이 비상체제에 돌입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실무차원에서 북한 리스크가 실물 경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관계자는 "재경 본부에서 환율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고 있으며 실물경기에 미칠 파장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 주관으로 이틀 연속 DS(부품) 총괄 글로벌전략회의를 갖고 정세 변화와 환율 변동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정세 급변으로 인한 환율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며 "관련 상황을 꾸준히 체크하며 향후 방향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대북 리스크를 예의주시하며 한반도 정세 분석에 들어갔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비상 대책팀이 꾸려지지 않았지만 자체 경제연구원과 수출 조직이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수출 동향들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검찰 출두에 이어 김정일 사망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아직까지 별도 임원회의를 갖지는 않았지만 SK경영경제연구소 등 관련부서에서 환율, 유가, 금리 등 거시경제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SK그룹측은 "그룹의 사업 구조가 국가 위급시에 중요한 인프라인 통신과 에너지 등 국가 기간 산업인 점을 감안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관계사와 부서 등에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최근 신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환율 전망치를 잠정적으로 결정했지만 이를 수정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갑작스런 환율 변동에 대비한 시나리오 점검에 나섰고, 전날 임원 10여명이 모여 긴급 점검회의를 가졌던 GS칼텍스도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가보안시설인 석유화학 공장은 유사시 국방부, 지경부 등에서 경계 강화를 지시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내용을 전달받지 않았다"며 "정부 및 유관단체들과 긴밀히 협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연료를 추가로 탑재해 이륙할 것을 지시했던 국적 항공사들은 이틀 연속 노선을 점검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안전을 위해 북한 영공에서 더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연료를 더 탑재하고 있다"며 "해외 입국자들의 예약률 변화 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추가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환율이 뛰고 증시가 요동치는 것은 심리적 요인 탓"이라며 "북한 내부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외부적인 충돌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1주일 내 안정적으로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승경 LG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도 "단기적인 충격을 크게 받았지만 조만간 충격이 흡수될 것"이라면서 "오히려 유럽 재정 위기보다 영향이 적어 3~4일 내 꺾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최일권 기자 igchoi@
조인경 기자 ikjo@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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