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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펀드 투자자 얕보는 자산운용사

시계아이콘00분 55초 소요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A자산운용이 주식을 사고 팔면서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율은 15bp(1bp=0.01%포인트)를 넘는다. 이렇게 내는 돈은 사실 펀드 투자자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이다. 판매수수료나 운용보수에 포함되지 않는 숨어있는 비용인데,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매하는데 지불하는 일반적인 수수료보다 10배나 비싸다. 때문에 펀드투자자들은 주식을 사고파는 수수료가 왜 이렇게 비싼지 알 권리가 있다.


운용사들은 나름의 해명을 한다. 증권사로부터 조사분석서비스를 무료로 제공 받는 대신 그 증권사에 주식 주문을 넣어줌으로써 수수료수익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 개인 투자자들이 내는 수수료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수긍이 간다.

문제는 이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데 있다. 이런 거래관행은 필연적으로 운용사를 ‘갑’으로, 증권사는 ‘을’로 만들게 된다. 운용사는 리베이트나 접대 같은 대가를 제공해주는 증권사에 물량을 몰아주거나 비싼 수수료율을 적용해 해당 증권사의 수익을 챙겨 줄 수도 있다. 펀드 고객 입장에서는 ‘수수료 바가지’를 쓸 개연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 증권사로서는 고품질의 리서치 서비스로 경쟁하고자 하는 유인이 약해진다. 결과적으로 운용사(사실은 펀드 투자자)는 합리적인 투자의사를 결정할 기회가 줄어든다. 증권사들이 지출하는 접대비용이 과도하다는 논란이 최근 제기된 바 있는데, 이 접대비 중 상당액은 부당하게도 펀드 투자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수수료 세부내역을 공개해 보라고 한 게 이달부터 시행키로 했던 ‘새 공시제도’다. 조사분석 서비스에 지불한 비용은 얼마이고, 순수 매매수수료율은 얼마인지 구분해서 밝히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감감무소식이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운용사들은 갖은 이유를 대면서 공개를 않고 있다. 애초에 ‘자율공시’로 정했으니, 어찌할 방법은 없다. 물론 세부자료를 제출한 운용사도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는 공시를 않고 있다. 내놓은 운용사가 많지 않아서라고 한다.

이러는 동안, 지금 이 시간에도, 펀드 투자자들의 돈은 계속 엉뚱한데로 새나가고 있다는 의심을 그래서 거둘 수가 없다.




정재우 기자 jj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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