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홀 마다 상금 배분, OECD 규칙 확대 등 다양한 내기방식으로 재미 '업↑'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369게임이 뭐예요?"
아마추어골퍼들의 내기 방식이 갈수록 다채로워지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게임은 '369게임'이다. 핵심은 스트로크플레이와 스킨스게임을 절묘하게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내기방식은 이렇다. 예를 들어 4명이 10만원씩 출연하면 총 40만원이 된다. 이를 6만원씩 여섯 개의 상금으로 나눈다. 시상은 3개 홀이 지날 때마다 1~3위에게 각각 3, 2, 1만원씩 배분한다.
18홀 플레이를 한다면 모두 여섯 차례 상금을 주는 셈이다. 동타일 경우에는 뒤에서부터 좋은 스코어를 따지는 '백카운트'를 적용한다. 그래도 동타이면 그 때부터는 '엿장수 마음대로'다. 연장자 순으로 하던 핸디캡, 골프장 도착순 등 플레이어들끼리 알아서 사전에 정해 놓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 4만원은 파3홀의 니어리스트 상금으로 충당한다.
가장 큰 장점은 하수에게도 살 길(?)이 있다는 점이다. 3위만 여섯 번해도 6만원은 건질 수 있다. 3개 홀 스코어를 합산하기 때문에 컨시드(OK) 남발을 막을 수 있고, 또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도 없다. 기량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전략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정 홀에서 심하게 망가진 골퍼에게는 3개 홀이 끝나면 새 판이 시작된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골프에서의 모든 게임은 그래도 '고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고수 독식'을 막기 위한 장치도 있다. 바로 스킨스게임에 적용되는 'OECD'다. 일정액 이상을 딴 골퍼에게는 아웃오브바운즈(OB)나 벙커, 해저드에 공이 들어갔을 경우, 3퍼트를 할 때마다 벌금 1만원을 징수한다. 이 돈은 다음 3개 홀의 상금을 증액시키는데 써도 되고, 착실히 모았다가 플레이가 종료된 뒤 가장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위로금으로 줄 수도 있다.
매 홀 가장 좋은 스코어를 기록한 골퍼가 스킨을 갖는 스킨스게임 역시 요즘에는 'OECD'가 개정돼 고수들의 독식이 쉽지 않다. 오빠 삼삼해(오비, 벙커, 트리플, 3퍼트, 해저드)를 출발점으로 오빠가 삼삼해(연습스윙 금지 추가), 오빠도 삼삼해(도로 추가), 오빠 나도 삼삼해(나무 추가), 오빠 나도 삼삼해영(영어사용 추가) 등이다. 조폭스킨스는 아예 트리플보기 이상이면 먹은 돈을 다 내놓아야하고, 버디를 하면 다른 사람의 돈까지 다 뺏어가는 무시무시한 게임이다.
기량이 현저하게 차이난다면 신라스베이거스, 일명 '뽑기'도 괜찮다. 홀마다 2명씩 편을 구성해 이긴 팀이 해당 홀의 상금을 차지하는 복식경기다. 직전 홀 타수에 따라 1ㆍ4등과 2ㆍ3등으로 파트너가 계속 바뀐다. 뽑기는 먼저 팀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일단 치고 나서 심지를 통해 팀을 가린다는 게 다르다. 심지에 실제 타수와 상관없이 파나 보기 등으로 미리 스코어를 정해 놓은 조커를 더하면 그야말로 파트너에 따라 승자가 가려지는 '복불복'이 된다.
물론 아직도 짜릿한 스트로크플레이를 고집하는 골퍼들도 있다. 매 홀 타수별로 '진검승부'를 겨루는 방식이다. 1타 값은 1000원일 수도, 1만원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한 사람이 너무 많은 돈을 잃지 않게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5만원이든 10만원이든 상한선 이상이 나가면 딴 사람들이 비율대로 돈을 걷어주는 '페이백 서비스'등이다. 처음부터 1타 값은 1000원으로 싸게 하고, 버디 값을 1만원으로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버디 한 방으로 '기사회생'이 가능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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