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최대 컴퓨터 시장 자리를 꿰찬 중국이 기존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유물로만 인식됐던 첨단기술 분야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가서 세계 최초의 전자식 컴퓨터 에니악이 미국에서 개발됐다. 인터넷의 전신인 아르파넷(Arpanet)에서 무선 인터넷 와이파이에 이르기까지 모두 미국인들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지금까지 혁신의 중심지는 실리콘 밸리라고 할 수 있었지만 최근 중국의 첨단기술은 실리콘 밸리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성장중이다.
NYT는 미국 보다 두 배 많은 인터넷 사용자 수를 확보하고 있는 중국이 차세대 인터넷 프로토콜(IP) 전개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우젠핑 컴퓨터 과학자는 "중국은 IPv4에 이어 개발된 인터넷 IP주소 표현 방식의 차세대 버전 IPv6으로 반드시 전환해야 한다"면서 "미국에서는 IPv6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절박하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NYT는 인터넷의 미래가 이미 중국에서 펼쳐진 지금, 컴퓨팅의 미래 또한 중국에서 펼쳐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중국에서 나온 최신 슈퍼컴퓨터 ‘톈허-1A(Tianhe-1A)'는 중국의 기술력을 충분히 증명해 줬다. 일본이 새 슈퍼 컴퓨터를 개발하기 전까지 잠시나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라는 기록을 갖게 한 '톈허-1A'는 중국이 세계 정상급 컴퓨팅 설계 능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며 이 분야 선두주자였던 미국을 바짝 긴장시켰다.
지난 10월에는 중국산 마이크로프로세서(CPU)를 활용한 슈퍼컴퓨터 '선웨이 블루라이트 MPP'가 개발돼 세계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선웨이 블루라이트 MPP'는 초당 1천조연산속도(페타플롭스)의 기술 장벽을 넘어서며 세계 20위 순위에 드는 슈퍼컴퓨터로 자리매김 했다.
NYT는 그러나 중국이 지금과 같은 노력을 통해 첨단기술 분야에서 압도적 1위를 하기 위해서는 치명적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은 상당히 낙후돼 있고, 첨단 장비 제조에 필요한 주요 마이크로칩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중국 기업들의 첨단반도체 제조기술력은 미국의 인텔, 대만의 T.S.M.C. 등과 비교할 때 2~3세대 정도 뒤져 있다. NYT는 중국의 이러한 약점이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기업들의 지적재산권을 보호 하지 못하는 시스템과 무관하지 않다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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