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위기를 즐겨라" 정준양의 역설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창사이래 40여년 흑자 행진
임직원 독려한 기업문화 조성
2009년 불황기때도 유일 흑자


"위기를 즐겨라" 정준양의 역설 정준양 포스코 회장
AD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일방적이고 지속적인 위기 강조는 직원들로 하여금 위기의식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직원들의 동참을 바탕으로 하는 위기관리가 추진돼야 한다."


지난 21ㆍ22일 열린 포스코 패밀리 사장단 회의 및 임원회의에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당부한 '위기관리론'이다.

시간이 갈수록 산업 경기가 거시 경제변동과의 연동성이 강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기업의 실적 호조와 급락의 진폭이 1개월 이내에 불과할만큼 짧아지면서 위기경영은 모든 기업에게 상시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긴급한 상황은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져, 어제가 좋거나 나빴다고 오늘ㆍ내일은 나쁘거나 좋다고 예측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만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기업 구성원들이 받아야 하는 스트레스 강도가 과거에 비해 훨씬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놓고 봤을 때 정 회장의 발언은 '위기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를 즐기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그 어떤 글로벌 기업보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 1968년 설립 이후 40여년이 흐르는 동안 단 한차례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포스코의 연도별 경영성과를 살펴보면, 설비가 본격 가동된 1973년 매출액 416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의 실적을 거둔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4기 2차가 완공된 1983년에는 각각 1조 7500억원, 2720억원을, 광양 4기가 정상가동된 1993년에는 6조 9209억원, 1조 105억원을 기록했으며, 2007년에는 22조 2000억원, 4조3083억원으로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자산도 1968년 16억원 규모에서 2007년 30조 4928억원으로 1만9000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 2008년 하반기 전 세계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의 여파로 대대적인 글로벌 경기 침체의 수렁에 빠졌다. 불과 하루 만에 소비심리는 바닥으로 내려앉았고 자동차ㆍ가전 등 수요산업이 판매 부진 및 재고 증가로 어려움을 겪으며 철강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2000년대를 전후로 10년간 상승세를 기록하던 철강 경기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듬해인 2009년 포스코 수장에 오른 정 회장 앞에 놓은 첫 과제는 감산이었다. 창사 이래 포스코가 쇳물 생산을 인위적으로 줄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조강생산 및 판매량도 모두 감소했다. 2008년 대비 원료구매단가 상승 및 환율 영향으로 원료비가 증가한데다 감산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자부심에 큰 상처를 받은 포스코 임직원들은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 회장은 임직원들을 독려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당시 정 회장은 "지금의 불황은 이제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롭고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포스코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전통이 있기 때문에 도전과 창조정신으로 재무장하면 불황의 터널을 가장 먼저 탈출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통의 기간은 오래 가지 않았다. 40% 이상 감산을 단행했던 유럽, 일본 등 세계 유수 철강사들이 2009년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불황기에도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업체중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했다. 수십년간 지속적인 혁신과 기술개발을 통한 최고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데다가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한 포스코 고유의 생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려운 시기마다 꾸준한 투자로 위기를 극복해온 전통도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큰 자산이다. 10여년전 외환위기 때에는 물론 1980년대 세계 철강산업 위기 때에도 포스코는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1980년대에는 2차 오일쇼크로 세계 철강업계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도 광양제철소 건설(1985년 3월 착공)을 과감히 추진해 세계적인 철강업체로 성장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공격적인 투자와 원가절감, 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고 이를 지배함으로서 불황을 극복해 나갔다"며 "내년 또한 어려운 한해가 되겠지만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