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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노린 '배아픔 방지법'…한국판 버핏세 '허점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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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최고구간 신설하려면 '8800만원 전후 세율 낮추거나' '물가연동세제 도입'해야 형평 맞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부자증세 방안, 소위 '버핏세'가 허점투성이인데다 즉흥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여야가 주장하는 버핏세의 핵심은 소득세 최고구간을 높여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득세구간 신설에 대한 방안도 의원들마다 제각각이다. 당초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표만 겨냥한 '배아픔 방지법'으로 전락하고 있다. 더구나 한나라당의 이같은 증세방안은 '성장과 감세'라는 MB노믹스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은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가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입각해 있다. 현 체제가 만들어진 1996년에는 최고구간인 연소득 8800만원 이상 대상자가 1만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8만명으로 급증한 만큼 8800만원 위로 과표구간을 신설해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5년동안의 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을 감안해 세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런 접근방식은 주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 최고구간을 신설해 고소득자에게 40% 이상의 세금을 물리려 하는 이유가 인플레 때문이라면, 현행 4개 소득세 구간의 세율은 하향조정해야 형평이 맞다. 이는 정치권의 논리가 지나치게 즉흥적이고 표를 의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30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인플레 때문에 세제를 정비해야 한다면 선진국들이 시행하는 '물가연동세제'를 도입하는 것이 맞다"며 지적했다. 안 교수는 "물가상승률만큼 과표구간도 자연스럽게 조정되야지 무작정 '많이 버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니 다른 건 놔두고 과표 구간만 더 늘리자'는 건 단편적이고 정치적인 논리"라고 설명했다.

물가연동 세제를 도입하면 각 구간별 세율은 그대로 유지되 돼 '1200만원 이하' '1200만원 초과~4600만원 이하' '46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 '8800만원 초과' 이렇게 4개로 나눠지는 소득세 구간이 물가상승률과 연계 돼 수치가 바뀌게 된다.


버핏세의 본래 취지는 '자본이익에 따른 과세'다. 그러나 국내에선 버핏세를 소득세에만 집중, 투명하게 납세하는 근로 소득자만을 타깃으로 삼아 손쉽게 세제를 거둬들이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한나라당 친박계가 버핏세 논의에 제동을 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부자를 때려야 서민표를 얻을 수 있다'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방식에서 벗어나 비과세 감면 축소,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제도 도입 등의 증세 방안이 우선되야 한다는 주장이다.


친박계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는) 세제 논란이 너무 정치적 국면으로 흐르면 누더기 세제가 돼 버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금은 전체적 쓰임새를 봐서 비과세 감면을 줄인다든지, 줄줄 새는 세금을 갖고 충당이 가능한지도 면밀히 따져볼 사안"이라며 "있는 세금도 제대로 못 걷으면서 세율을 올린다고 세금이 더 느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자본소득이 문제인데 근로소득만 타깃이 돼버리는 문제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단 당내 최대 주주인 박 전 대표의 반대로 소득세 구간신설 논의는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쇄신파 모임인 민본21은 1억5000만원~2억원 사이에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해 최대 40%의 세율을 적용하자는 구체적 내용까지 제안했었다.


대신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이 꺼낸 '주식양도소득세' 도입 등의 논의는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 최고위원은 "현재 대주주나 또는 장외거래로 팔았을 때만 주식 양도세가 과세되는 데 장내거래에까지 양도세를 적용해야 한다"며 "대신 거래세를 폐지하던지 확 줄이고, 거래액 얼마 이상 적용구간을 정하면 된다"고 했다. 정두언 의원도 고소득층에게 혜택을 주는 감면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을 검토중이다. 이 밖에도 경제 전문가들은 서화·골동품 양도소득세 신설, 금융소득종합과세 재편 등의 방법이라 강조한다.


안 교수는 "지난 2002년 부부합산 4000만원 금융종합소득 과세했던 소득세법이 위헌판결을 받은 이후, 개인별 2000만원으로 과세범위를 늘리는 작업이 자동으로 진행됐어야 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지부진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방안부터 선행되야지, 소득세 구간신설만 강조하는 정치권의 움직임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총선노린 '배아픔 방지법'…한국판 버핏세 '허점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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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나영 기자 sny@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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