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소비자 상품에 남성모델 기용 일반화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생활용품, 가전제품부터 이제 여성 스타들의 마지막 전유물로 여겼던 화장품, 속옷광고까지 광고시장에서 성(性)을 뛰어넘은 꽃미남 스타들의 장악력이 해를 넘길수록 커지고 있다.
여성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같은 여성보다 남성모델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품목을 막론한 남성모델 기용이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15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윤주, 한예슬 등 에스라인 스타들이 주로 기용됐던 여성속옷 광고모델로 소지섭이 활약하는 등 남성모델들의 활동반경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첫 등장한 남성 가전모델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광고에 여성 모델을 등장시킨다'는 상식을 깬 이변으로 꼽혔다. 그러나 남성모델을 통한 홍보효과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원빈, 이승기, 차승원, 박태환 등 꽃미남으로 꼽히거나 호감도가 높은 남성 스타가 김치냉장고, 에어컨, 밥솥 광고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남풍'은 여성 스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화장품, 속옷광고에까지 거세지고 있다. 원빈, 김현중, 최시원, 송중기, JYJ, 2PM 등은 현재 여성 화장품 모델로 맹활약 중이다. 화장품 업계의 남자스타 기용은 2~3년 전만 해도 단발성 혹은 일부 남성라인 홍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제는 대다수 브랜드에서 남성모델을 함께 기용할 정도로 일반화됐다.
또한 소지섭이 올 하반기 남영비비안의 여성 속옷브랜드를 광고하는 1호 남성 모델로 뽑히는 등 속옷 업계의 장벽마저 무너진 상태다. 여성 아이돌이 주로 활약해온 치킨, 외식업계에서도 남자스타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조인성, 김현중, 2AM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남성 모델이, 남성 고객의 마음을 끄는 데는 여성 모델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이른바 '이성 소구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이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며 거친 이미지 대신 부드럽고 자상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꽃미남스타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일맥상통한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점차 남성 CF모델들의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호감도 순위 5위권도 80%가 남성스타”라면서 “여성용 광고시장에서 인기 있는 남성 모델의 공통점은 부드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여성스타들도 '역발상'을 노린 남성용 광고시장에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배우 김사랑은 박지성과 함께 면도기 브랜드인 질레트를 홍보하고 있다. 그간 남성모델을 활용한 마케팅에만 집중해왔던 면도기 시장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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