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결과에는 언제나 원인이 존재한다. 그리고 인간 역사의 발전은 이러한 원인을 알아내고자 하는 우리의 호기심을 담보로 이루어져 왔다. '사과 열매는 왜 떨어지는 것일까'라든가 '별은 왜 반짝이는 것일까' 등 무수한 호기심은 우리 문명을 발전시켜온 원동력이었다. 따라서 어떤 현상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는 일은 단순히 우리의 지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 역사를 발전시키는 시작점이 된다.
그렇다면 창의성의 원인은 무엇일까? 어떤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창의적인 사람들을 탐구해온 수많은 연구들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타고난 재능이나 특정한 성격은 창의성과 그다지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낸 사람들의 공통점은 단지 그들 모두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었다는 것뿐이었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조건으로 거론되는 '10년의 법칙'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의 강도 높은 연습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아인슈타인이나 피카소 혹은 프로이트 등 이른바 천재라 불리며 독보적인 창의적 업적을 만들었던 사람들은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태어난 축복받은 사람들이 아니라 10년 이상 자기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1만시간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이 법칙은 신경과학자 레비틴의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여지없이 나타난다.
레비틴은 베를린 뮤직 아카데미 바이올린 전공자들 중 연주 실력이 탁월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단지 연습시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연주가 탁월하고 창의적인 표현이 가능했던 학생들은 5세 이후부터 총 1만시간이 넘게 연습해 온 반면, 실력이 낮은 학생들의 연습시간은 8000시간 미만이었다는 것이다.
'10년의 법칙'에 예외란 없다. 타고난 천재성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는 모차르트 역시 '10년의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신동이라는 찬사로 무장한 모차르트의 초기 피아노 협주곡들은 이전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을 재배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그가 음악에 뛰어난 재능이 있던 신동인 것은 사실이지만, 창의적이라고 최초로 인정받은 피아노 협주곡 9번은 그의 나이 스물한 살에야 비로소 만들어질 수 있었으며, 이는 피아노를 배운 지 16년 만에 그리고 처음으로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한 지 10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천재라는 에디슨의 말은 절대로 천재의 겸손이 아니다. 왜냐하면 실제 에디슨의 생애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에디슨의 백열 전구는 1만5000번의 실패 뒤에 나온 위대한 발명이었다.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1만5000번이나 실패했었다는 것!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하루에 한 번씩 실패를 하면 일 년에 365번의 실패가 있었을 것이고, 10년이라고 해봐야 고작 3650번의 실패일 뿐이다. 이렇게 따지면 1만5000번의 실패는 어림잡아 약 40년의 시간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어떤 결과가 어떤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일까를 아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만약 인생에서 우리들이 겪는 수많은 실패가 노력 부족 때문이라면 노력을 더하면 될 것이고, 정보의 부재 때문이라면 적합한 정보를 찾으면 될 일이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원인은 결코 우리들의 통제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서두르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며, 10년을 꾸준히 노력하는 일! 그래서 그 마지막 지점에 도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창의성이라는 그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천재를 만드는 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뼈를 깎는 노력이다. 바르게 귀인하자!
임 웅 한국교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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