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10월의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가 191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4거래일 만의 내림세다. 이번 달 들어 9% 이상 꾸준히 올라온데 따른 기술적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팔자'의 중심에는 기관, 그 중에서도 투신권이 있었고 국가·지자체 물량이 주를 이루는 기타계 역시 1000억원 이상을 팔았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다음 달 초로 예정된 G20 정상회담에서 국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구체적 공조안이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문제였다. S&P500지수는 이번 달에만 13.58% 올랐다. 지난 1974년 10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이다.
코스피 역시 피로 누적으로 1922.31 하락 출발했다. 장 초반 상승 전환해 194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보합권 공방 끝에 재차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운 코스피는 1902까지 내리며 1900선을 위협하기도 했으나 장 후반 1910선 전후의 움직임을 마감까지 쭉 이어갔다.
31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0.45포인트(1.06%) 내린 1909.03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3억8701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6조2558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피가 낙폭을 키운 이유로 유럽의 포괄적 해결안에 대한 엇갈린 평가와 중국 PMI 발표를 앞둔 우려를 꼽았다. 이번 포괄적 해법에는 미국 구제금융 방식과 달리 유럽중앙은행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중국 PMI 예상치(51.8)는 전월 51.2보다 높은 수준이나, 실제로는 예상치를 미달할 가능성 높다는 점 등이 코스피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는 것. 그러나 코스피의 변동 폭은 지난 8~9월과 같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수급 면에서 이날 코스피 하락을 이끈 주범은 기관이다. 총 2625억원어치를 팔았다. 특히 투신(1676억원)의 '팔자' 강도가 셌고 보험(784억원), 은행(181억원), 종금(108억원) 등도 매도세를 나타냈다. 기타계 역시 1141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은 2478억원, 외국인은 129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오후 들어 '팔자' 전환하기도 했으나 장 후반 매수 폭을 강하게 키웠다. 프로그램으로는 차익 215억원 순매도, 비차익 1103억원 순매수로 총 888억원어치의 매수 물량이 들어왔다.
주요 업종들도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음식료품(-2.28%), 유통업(-2.21%), 운수창고(-2.80%)를 비롯해 화학(-1.79%), 철강금속(-1.69%), 의료정밀(-1.08%), 운송장비(-1.51%), 전기가스업(-1.14%), 건설업(-1.50%), 통신업(-1.75%), 금융업(-1.37%), 은행(-1.04%), 증권(-1.91%), 서비스업(-1.59%) 등의 낙폭이 컸다. 오른 업종은 전기전자, 보험, 종이목재 뿐이었다. 전기전자와 보험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작용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 가운데서는 전기전자 대표주 삼성전자가 2.43% 올라 96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현대차도 0.89% 상승했으나 대부분은 하락 마감했다. 현대모비스는 실적실망에 6% 이상 급락했고 LG화학, SK이노베이션, 신한지주, KB금융 등도 3~4% 내렸다. 포스코(-0.51%), 기아차(-0.41%), 현대중공업(-1.79%), 삼성생명(-0.12%), 한국전력(-1.18%), 하이닉스(-0.22%), S-Oil(-1.26%)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2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293종목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2종목 하한가를 포함해 537종목은 내렸다. 65종목은 보합.
코스닥도 장 중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은 이날 전거래일보다 0.10포인트(0.02%) 올라 490.69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전장보다 5.10원 올라 1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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