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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속에 버린 藥이 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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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폐의약품 회수 처리 사업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폐의약품 회수 처리사업(이하 폐의약품 처리사업)'에 따라 약국 등을 통해 수거되고 소각 처리돼야 할 폐의약품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하천 등지로 흘러들고 있다. 폐의약품 처리 사업은 폐의약품이 함부로 버려져 환경이 오염되는 것을 막으려고 환경부(장관 유영숙)가 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전국적으로 실시해온 사업이다.


지난 27일 기자가 서울 시내 약국 10여곳을 확인한 결과 수거활동에 참여하는 약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들은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폐의약품 수거를 기피했다. 한 약국 관계자는 "약국 공간도 좁고 사람들이 쓰레기를 수거함에 버리는 경우가 많아 수거함을 치워 놓았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약국도 "수거가 고작 일년에 두 번이라 작은 약국에서는 보관 등의 관리가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들의 인식 수준도 낮았다. 이날 한 약국에서 만난 시민은 "가정 내에서 배출되는 폐의약품을 약국에서 수거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폐의약품 회수에 대해 인지하고 실천한 인구는 전체의 7%도 안된다. 한국소비자원도 최근에 낸 보고서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의약품'의 61.3% 와 '사용기한을 알 수 없는 의약품'의 5.3%가 집안에서 무심코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선 약국과 시민들의 참여도가 이처럼 낮은 것은 해당 규정에 강제성이 없고 업무가 분할돼있어 체계적이고 일원화된 규정이 만들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수거는 복지부가 하고 우리는 소각 처리만 담당한다"면서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오염이 발생하는 것은)우리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2005년과 2006년에 국회에서 폐의약품 관리체계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4대강 하천서 항생제 성분이 과다검출 되는 등 고농도 의약물질 검출 등에 따른 위해성이 꾸준히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2006년부터 '항생제 내성안전관리 종합계획'에 의거해 환경 중 의약물질 농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1년간 2차례에 걸쳐 시행해오는 이 조사에서 지난해에는 의약물질 26종이 검출됐고 특히 수돗물로 공급되는 정수처리장 20곳에서 의약물질 6종이 검출됐다. 아직 폐의약품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사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검증된 게 없다고 해서 무시해도 될 정도로 현 상황이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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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 서울대 환경보건학 교수는 "환경 중 의약물질은 장기간 노출되어야 발현되기 때문에 당장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며 "의약 잔류 물질의 위해성은 이미 국제사회에서도 공론화 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캐나다ㆍ인도ㆍ영국 등지에서 에스트로겐에 노출된 거위의 성 변종이 일어나고, 항생제가 오염 농도가 높은 제약공장 인근에서 항생제 내성을 가지는 세균이 발생한 사실이 영국 과학지 '네이처(Nature)'에 보고된 바 있다. 이밖에도 5ppb의 낮은 농도를 보인 소염제에 노출된 독수리가 심장이상을 일으켜 잇따라 폐사했다는 보고도 나와 있다.


종로구약사회는 "한국은 감기에도 항생제를 처방하는 항생제 오남용 국가로 폐의약품에 대한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호르몬제나 항생제는 극미량으로도 치명적이며 지나친 사용시 호흡곤란 및 사망의 원인이 되는 펜타닐 성분이 포함된 패치형 마약류도 발견돼 폐의약품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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