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김문수 경기도지사(사진)가 10ㆍ26 서울시장 재보선 이후 내년 대권 유력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내 대권 '잠룡'인 박근혜 전 대표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나경원 최고위원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참패하면서 박 전 대표의 위상이 적어도 수도권에서는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지사는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1250만 명)의 '도백'으로, 한나라당내 이 같은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인물은 없는 상황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우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큰 타격을 입은 상태며, 정몽준 의원은 적어도 김 지사만큼의 행정능력과 검증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내년 한나라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박 전 대표와 김 지사가 1대1로 맞붙을 경우 김 지사의 승산을 점치는 사람들도 많다.
이는 김 지사가 수도권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데다, 박 전 대표와 고향이 비슷한 경북 영천이어서 영남권 유권자들로 부터 절대적 약세에 놓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그러나 김 지사의 향후 행보는 당분간 수면아래서 민생행정에 주력하면서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10ㆍ26 재보선이후 '메가톤'급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흘러나오는 등 정국이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괜히 나설 필요가 없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일까.
현안에 대해서는 가감없는 '직설화법'을 통해 일갈해 온 김 지사의 트위터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와 무소속 후보의 당선 등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서울시장 선거후 정계개편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라며 "시계제로 상태인 현재의 국내 정치상황속에 발을 담그기 보다는 민생행정에 주력하면서 당분간은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전후해서 김 지사가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것이란 게 경기도 안팎의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0·26 재보선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反) 한나라당' 정서가 확인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조기에 당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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