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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쉼터에서 새 인생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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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쉼터 모범 청소년 사례, 성옥씨 이야기

[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

"청소년 쉼터에서 새 인생 찾았어요" 지난 2월 실업계 고등학교를 과1등으로 졸업한 이성옥씨(사진왼쪽). 변경애 의정부 여자 청소년 쉼터 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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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옥씨(20ㆍ여ㆍ사진)네 집은 평범했다. 6살 때 엄마의 외도로 부모님이 이혼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혼 후 아빠는 힘들어했고 집안 형편도 어려워졌다. 성옥씨가 중학교 1학년일 때, 아빠는 전세로 살던 집의 전세금을 빼 성옥씨 남매를 데리고 찜질방으로 향했다.


전세금으로 받은 돈은 찜질방비와 생활비로 1년반만에 동이 나버렸다. 그러던 중 이웃 주민의 신고로 성옥씨는 의정부 여자 청소년 쉼터에 들어가게 됐다. 당시 성옥씨는 중학교 3학년. 성옥씨 외에 14명은 대부분 그보다 나이가 많고 비행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었다.

성옥씨는 어색하고 무서웠지만 어느샌가 그 아이들과 친해지면서 한 때 담배에도 손을 대고 무단 외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쉼터에서 지내려면 몇 가지 규칙이 있었다. 기도하기, 담배 피우지 않기, 공부하기 이렇게 세 가지였다. 시험기간에는 일주일전부터 TV시청도 불가능했고 인터넷도 하루 30분까지만 허용됐다.


처음에는 이 규칙을 따르기가 무척 어려웠다. 그만 둘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밖에서 홀로 지낼 아빠와 남자 청소년 쉼터에서 떨어져 지내는 남동생을 떠올렸다. 이곳을 나가면 달리 갈 곳도 없었다. 성옥씨는 규칙을 따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적응하느라 힘이 들 때면 담당 선생님을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을 받았다. 자신의 결심이 흔들리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도 했다. 그러면서 성옥씨는 차츰 담배를 피우는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고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됐다.

처음 쉼터에 올 때 성적이 반에서 꼴등이었던 성옥씨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과1등으로 졸업했다. 덕분에 학교의 추천을 받아 올 1월 삼성전자에 취직했고 지금은 회사 기숙사에 머물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나름 힘든 것도 많았는데 내가 그걸 견뎌냈다는 게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성옥씨는 그렇게 '쉼터'라는 공간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켰다. 꿈과 희망에 본인의 의지를 보탠 결과였다.


이런 성옥씨의 '쉼터 성공기'를 정부가 알아보고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여성가족부(장관 김금래)가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개최하는 청소년 쉼터 주간행사에서 성옥씨를 포함한 쉼터 모범청소년 3명에게 장관 표창(표창 수여식 24일)을 주기로 한 것이다. 궁지에 몰린 청소년들에게 최후의 보루나 다름 없는 전국 곳곳 쉼터에서 제2, 제3의 성옥씨가 계속 배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여가부는 이날 표창 수상 외에 쉼터청소년 장학금 발족식, 가출청소년 가정복귀를 위한 세미나 등을 연다. 오픈 하우스 행사와 가출예방 거리상담 및 캠페인도 실시될 예정이다. 여가부는 이번 행사 뿐 아니라 위기 청소년들의 학업 및 자립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확충도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 쉼터 5개소와 의료특화형이동쉼터(버스) 4개소 등 총 9개소를 확충하고, 지난해 기공식을 가졌던 치료재활센터(용인)도 내년 하반기에 개소할 예정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예산 확보 등의 어려움이 있지만 가출ㆍ위기청소년 보호를 위해 부족한 쉼터를 확대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해당 청소년들이 쉼터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방식의 이동 쉼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정부가 관할하는 쉼터는 전국에 83개가 있고 800여명의 청소년이 이 곳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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