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몸을 사리지 않고 뛰고 있다. 10.26 재보궐 선거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된 이후 매일 강행군이다. 13일 서울 지원을 시작한 이후 21일까지 서울만 5번, 부산 인제 충주 함양에 한 번씩 갔다.
당 안팎에서는 예상 밖의 행보라는 평가다. 박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지원 의지를 밝히기 전까지 추측이 난무했다. 박 전 대표가 아예 안 나오거나, 나와도 최소한의 지원만 할 것이란 예측이 대부분이었다. 그랬던 박 전 대표가 선거운동이 본격화되자 달라졌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선거 직전까지 서울을 집중 지원할 것이란 게 친박계 핵심 인사의 전언이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의 '올인'을 수도권 민심잡기 행보로 보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수도권 표심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6.2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강원, 충청을 야당에게 내주고 부산ㆍ경남마저 안심 못 할 상황. 호남과 제주까지 야당 텃밭임을 감안하면 박 전 대표가 승부수를 띄울 지역은 대구ㆍ경북 외 수도권뿐이다. 안철수 돌풍도 박 전 대표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박 전 대표에겐 이번 선거가 안철수 바람의 싹을 일찌감치 자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움직임은 대권행보급이다. 박 전 대표가 지원유세 중 "서울시가 할 일은 나경원 후보가, 중앙정부가 할 일은 제가 챙기겠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나 후보의 손을 번쩍 들어주거나 한 표를 호소하는 경우는 없었다. 대신 나 후보와 동행하며 현장을 찾고, 각 현장에 맞게 일자리ㆍ보육ㆍ부동산 정책 등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혼자 일정을 소화할 때도 '호소유세'가 아닌 '시민접촉'과 '경청유세'에 중점을 둔다.
일단 박 전 대표가 지원에 나선 이후 여론조사 상으로 박원순 후보에 비해 많게는 10%포인트 이상 뒤쳐졌던 나경원 후보가 판세를 뒤집은 데 성공한 것은 사실이다. 부산 동구청장 선거도 박 전 대표가 다녀간 이후 정영석 한나라당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박 전 대표가 대세론을 완전히 굳히느냐,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잃어버리느냐는 26일 판가름난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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